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경영하면서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계속 품고 갈까?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 위한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의 향배에 시선이 몰린다. 
 
HDC현대산업개발,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 에어서울 계속 안고 갈까

▲ 정몽규 HDC그룹 회장.


HDC현대산업개발은 현행 공정거래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을 통해 에어부산의 지분을 100%까지 늘리거나 2년 안에 처분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HDC)의 손자회사(아시아나항공)가 증손회사(에어부산)의 지분을 100% 보유하거나 2년 이내 처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019년 12월 말을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을 44.2% 보유하고 있고 에어서울 지분을 100% 들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내실화를 위해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품고 갈 것이라는 전망과 추가적 지분을 매입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매각할 수 있다는 시각으로 엇갈린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이 어떤 형태로든 HDC그룹에 잔류할 것으로 바라보는 시선은 경쟁회사인 한진그룹이 대형항공사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 진에어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한다.

국내선과 단거리 국제선은 저비용항공사가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통해 아시아나항공과 시너지를 내는 것이 매각하는 것보다 이득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어서울은 아시아나항공이 100% 지분을 들고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다는 점에서 매각할 이유가 없다. 

에어부산의 경우 매물로 내놓으면 자칫 경쟁기업을 키워주는 꼴이 돼 선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애경그룹은 최근 제주항공을 통해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애경그룹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항공업계 '빅3' 자리 굳히기에 나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국제선 점유율(외항사 제외)은 대한항공이 33.4%, 아시아나항공 23.0%, 제주항공 14.7%, 진에어 7.9%, 티웨이항공 7.8%, 에어부산 5.5%, 이스타항공 4.8%, 에어서울 2.8%로 파악된다.

애경그룹이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점유율을 합치면 19.5%로 아시아나항공의 점유율에 근접하게 된다. 여기에 에어부산까지 인수하게 되면 점유율은 25.0%까지 높아지게 된다.

반면 HDC현대산업개발이 어려운 항공업황 속에서 추가적 자금을 투입해 에어부산을 계속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겠냐는 시선도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나머지 지분을 매수하는 데 1천억 원 이상이 들어갈 것으로 파악된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적지 않은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만큼 여러 가지를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아직 2년이라는 기간이 남아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전략적 판단을 하겠다는 뜻을 내보이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직 공정거래법에서 허용하고 있는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다각도로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며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매계약 체결 등 인수를 위한 마무리작업에 최선을 다한 뒤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