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 제품군을 확대해 미국 직판체제의 효율성을 높인다.
서 회장은 미국 직판체제를 강화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미국시장에 안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16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자체 개발한 합성의약품 2종 이외에 9개 제품의 판권을 새로 확보해 미국 법인 셀트리온USA를 통해 직접 판매한다.
이번에 판권을 확보한 9개 복제약은 과민성 방광 치료제 ‘베시케어’ 복제약 2종과 당뇨병 치료제 ‘액토스’의 복제약 3종, 만성골수성백혈병 치료제 ‘글리벡’의 복제약 2종, 항암제 ‘젤로다’의 복제약 2종이다.
서 회장은 그동안 글로벌시장에서 파트너사를 통해 의약품을 유통해왔지만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직판체제 전환을 준비해왔다.
위탁판매에서 직판체제로 바뀌면 높은 수수료 부담이 줄어들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해외판매 수수료율이 판매가의 35~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미국과 유럽, 남미에서 직판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 순조롭게 완료되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셀트리온은 내년 2월부터 유럽에서 판매될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SC’에 대비해 유럽에서는 직판체제 준비를 마쳤다.
미국에서는 이미 10월부터 에이즈 개량신약 ‘테믹시스’가 직판체제로 판매되고 있다.
서 회장은 8월 ‘2019 대한민국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에서 “2020년까지 미국 유통 직판체계를 마련할 것”이라며 “캐나다, 유럽 에도 직판 유통망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직판체제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특히 제품군 확보에 힘을 쏟아왔다.
직판체제는 판매하는 제품이 많을수록 효율성이 극대화되는 사업이다. 현지법인과 지점, 영업 인력을 유지하려면 고정비를 지출해야하기 때문이다.
셀트리온은 자체 개발한 테믹시스와 항생제 복제약 ‘리네졸리드’ 말고도 이날 9개 제네릭 제품의 판권을 사들여 미국 대형 도매상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회장은 직접판매망을 구축한 뒤에 다른 제약사들의 의약품도 위탁판매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8월 바이오 투자 콘퍼런스’에서 “우리가 직판 유통망을 만들면 국내 기업이 생산한 양질의 제품은 기존 유통 마진율보다 30% 이하로 저렴하게 팔아드리겠다”고 말해 위탁판매를 추진할 의사를 밝혔다.
서 회장은 직판체제를 통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의약품을 공급해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위탁판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면 가격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 제품의 시장 침투율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네릭 제품군의 미국 직판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앞으로 출시될 램시마SC 등 바이오시밀러 제품군의 직판도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셀트리온이 직판체제를 안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셀트리온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램시마Ⅳ의 점유율이 아직 10%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을 고려할 때 가격 경쟁력을 갖추더라도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의 품질관리 기준을 충족하는 높은 품질의 제네릭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공급해 바이오의약품뿐만 아니라 합성의약품시장도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