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렌털시장 2위 굳혀, 새 가전으로 제품 다변화 성공적

▲ LG전자는 고객에게 8가지 가전제품을 대여하고 부품교체와 청소도 실시해주는 '케어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 LG전자  공식홈페이지 >

LG전자가 전문적 관리조직과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렌털사업에서 성장을 거듭한 결과 렌털업계 2위를 눈앞에 두고 있다.

강점을 보이는 신가전을 앞세운다면 렌털시장에서 LG전자의 입지가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16일 렌털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LG전자는 케어솔루션 브랜드로 렌털사업을 본격화한 지 1년 만에 렌털업계 2위를 바라보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 3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 렌털사업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매출 3151억 원을 올려 2018년 매출인 2926억 원을 이미 넘어섰다.

2019년 상반기 렌털시장에서 업계 1위인 웅진코웨이가 매각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이것을 기회로 파악한 SK매직, 쿠쿠홈시스, 청호나이스 등은 각각 2019년까지 200만 계정을 가장 먼저 확보해서 렌털업계 2위로 치고 올라간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들의 계정이 여전히 100만대 후반에 머무는 사이 2위 자리를 LG전자가 꿰찰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렌털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019년 말까지 LG전자의 렌털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계정이 200만 개를 넘길 것으로 예상했다.

2019년 초 업계에서 추정했던 LG전자 렌털서비스 계정은 100만 개 정도였다. 1년 사이 2배가량 계정 숫자가 늘어난 셈이다.

LG전자가 도입한 전문적 관리시스템과 제조기업으로서 축적해온 첨단기술이 차별화를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2016년 렌탈업계 1위 기업 웅진코웨이는 정화한 물을 보관했다 흘려보내는 ‘저수형 정수기’에서 니켈 등 중금속이 검출돼 고객이 대거 이탈하는 사태를 겪었다.

LG전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물을 보관하지 않고 바로 정화해 흘려보내는 ‘직수형 정수기’를 재빠르게 도입했다. 여기에 더해 국내 최초로 3개월마다 필터를 갈아주는 강력한 사후관리시스템까지 도입하면서 고민하고 있던 소비자들을 LG전자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었다.

조성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렌털사업이 성공하려면 전문적 사후관리 서비스, 첨단기술에 바탕을 둔 차별화, 다양한 제품으로의 다변화 등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첨단기술로 차별화하면서 전문적 사후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는데 성공해 업계 2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신가전을 앞세워 렌털사업의 성공요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히는 제품 다변화도 시도하고 있다.

LG전자는 현재 8가지 가전제품을 렌털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와 같은 전통적 렌털가전에서부터 의류관리기, 인버터건조기처럼 LG전자만 제공할 수 있는 신가전제품까지 두루 분포돼 있다. 대부분 위생 등 이유로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제품들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는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도 있는데 렌털서비스로 부담을 줄이고 사후관리로 편리한 경험만을 제공한다면 고객 만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제품이 6월 출시한 맥주제조기 홈브루이다. 이 제품은 400만 원이라는 비싼 가격 때문에 맥주애호가라고 해도 선뜻 구매하기 부담스럽다. 하지만 렌털서비스를 이용하면 월 9만 원대로 이용할 수 있어 맥주 애호가라면 이용을 고려해봄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외에도 LG전자가 아직 렌털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제품들이 많아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렌털판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CJ헬로나 AJ렌트 등은 LG전자의 TV, 노트북, 로봇청소기 등 거의 모든 가전제품군을 렌털로 제공하고 있다.

LG전자가 프리미엄 제품을 렌털서비스로 제공할 가능성도 나온다.

LG전자는 '시그니쳐', '오브제' 등 성능과 디자인을 강조한 초고가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소비자와 접근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3월 “시그니처 브랜드는 렌털로 제공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렌털사업의 성장 정도에 따라 전략이 얼마든지 달라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렌털이 서비스하는 라이프 스타일의 렌털 브랜드 '묘미'는 일본의 ‘발뮤다’, 스위스의 ‘로라스타’, 영국 ‘다이슨’ 등 초고가 프리미엄 가전을 렌털로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가전도 이미지를 훼손하지 않고 렌털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LG전자는 고속성장하고 있는 렌털사업을 주목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떤 가전제품을 더 제공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