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이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한 발전사업 확대에 앞장서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이기 쉬운 점을 염두에 뒀다. 중장기적으로는 기존 성과를 활용해 시장 선점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 유향열 한국남동발전 사장(왼쪽부터),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박형구 한국중부발전 사장. |
27일 수소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은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발전량을 전체 2GW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발전은 수소와 공기 중 산소의 반응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식이다. 에너지 변환과정이 간결해 매연이 없고 전력효율도 좋다.
전력 생산에 발전기를 쓰지 않는 만큼 필요한 부지도 상대적으로 좁다. 풍력이나 태양력발전소가 매우 넓은 부지를 필요로 하는 점과 비교된다.
발전자회사들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 때문에 2024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채워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수소연료전지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삼정KPMG도 ‘연료전지의 현재와 미래’ 보고서를 통해 “수소연료전지는 발전에 쓰이는 면적이 작고 발전량 통제도 가능해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는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규정한 제도를 말한다. 이 규정을 어기면 막대한 규모의 과징금을 내야 한다.
정부도 수소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의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수소연료전지시장 규모를 2018년 308MW에서 2040년 1만5천 GW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수소연료전지발전을 확대하는 것은 한국전력 발전자회사들의 중장기 성장동력 마련에도 도움이 된다.
미국 시장조사회사 내비건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수소연료전지시장은 2019년 103억3200만 달러 규모로 확대돼 2017년 50억3420만 달러보다 105% 커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고려해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은 수소연료전지설비를 확충하면서 관련 기술의 연구개발(R&D)에도 힘쓰고 있다.
한국남동발전은 2006년 경기도 분당발전본부에서 국내 발전사 처음으로 수소연료전지발전을 시작했다. 2019년 현재 전체 6단계 건설계획 가운데 4·6단계까지 구축했다.
향후 충북 제천시에 40MW 수준의 발전소도 세우기로 했다. 이를 통해 수소연료전지발전량을 현재 42.53MW에서 2030년 350MW까지 확대할 목표를 세웠다.
한국동서발전은 2030년까지 5조8천억 원을 투자해 수소연료전지발전량을 1GW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특히 석유화학설비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활용한 발전에 힘을 싣고 있다.
한국동서발전은 한화에너지·두산과 협력해 충남 서산에서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시범 가동하고 있다. 울산에서도 현대자동차·덕양과 수소연료전지 국산화 연구개발을 함께 진행한다.
한국중부발전은 수소연료전지 운영지역을 기존의 충남 보령과 신보령에서 인천, 세종, 서울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도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연료전지발전용 ‘그린수소 생산기술’ 연구도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하고 있다.
한국서부발전은 전국의 미분양 산업단지를 기반 삼아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을 확대할 방침을 세웠다.
한국남부발전은 국내 최대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를 보유한 점을 활용해 수소연료전지발전량을 늘리기로 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사업은 정부 정책기조와 맞으면서 높은 성장성을 보이고 유휴부지 활용의 강점도 있다”며 “이를 고려하면 한국전력공사 발전자회사들은 전체 발전량을 늘리면서 글로벌시장 진출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