젬백스앤카엘이 12월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임상데이터 발표를 앞두고 주목을 받고 있다.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대표이사는 국내 바이오기업 최초로 알츠하이머 신약으로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시선 몰려, 송형곤의 젬백스앤카엘 임상도 주목

▲ 송형곤 젬백스앤카엘 대표이사.


2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이 27일 알츠하이머 치료패치 복제약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허가를 받는데 성공하면서 젬백스앤카엘도 조만간 알츠하이머 신약 성과를 내놓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젬백스앤카엘은 12월4일 미국 샌디에고에서 열리는 알츠하이머병 임상학회(CTAD)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의 국내 임상2상 결과를 발표한다.

알츠하이머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악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병이다.

젬백스앤카엘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GV1001은 이번에 긍정적 임상결과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GV1001의 국내 응급임상 승인건수 가운데 치매환자 사용승인이 2018년 10월부터 2019년 11월 초까지 누적 10건으로 눈에 띄게 증가한 점은 GV1001의 효능을 입증해주는 수치다. GV1001이 치매 개선에 효과가 없었다면 환자들이 굳이 임상용 의약품을 투약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응급임상은 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현재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의약품을 주치의의 판단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승인을 받아 투약하는 제도다.

또 GV1001은 이미 췌장암과 전립선비대증 등을 통해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안전성도 어느 정도 입증됐다. GV1001은 췌장암 치료제로 국내 임상3상이 완료단계에 있고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는 올해 4월 국내 임상3상을 승인받았다.

송 대표는 GV1001의 국내 임상2상 데이터를 공개한 뒤 2020년 미국에서 임상2상에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내 바이오기업 가운데 알츠하이머 치료신약으로 미국에서 임상2상을 진행한 곳은 아직까지 한 곳도 없다.

미국 임상2상을 끝낸 뒤에는 기술수출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미국 바이오기업 디날리테라퓨틱스는 임상2상을 마친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약 1조1천억 원에 기술수출했는데 GV1001도 그와 비슷한 정도의 가치로 평가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다가 GV1001의 국내 임상2상 결과값에 따라 미국에서 바로 임상3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글로벌제약사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신약 후보물질 ‘아두카누맙’은 임상1b상에서 좋은 결과를 내 임상2상을 거치지 않고 바로 임상3상에 진입하기도 했다.

미국 식품의약국의 알츠하이머 신약허가 문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젬백스앤카엘에 긍정적이다.

글로벌 제약사 바이오젠은 ‘아두카누맙’의 임상3상 데이터가 1차 평가지표(SIB스코어)를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약 허가 신청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과 사전미팅을 2차례 진행한 뒤 결정한 계획이고 기존 치료제의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은 만큼 허가 가능성은 낮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SIB스코어란 중등도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심각도와 진행정도를 파악하는 평가지표다.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들도 중등도 이상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3상에서 보여준 시험군과 대조군 사이의 SIB스코어 차이는 2~5점 내외로 높지 않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알츠하이머성 치매에 따른 사망률이 매년 높아지며 막대한 사회적 의료비용이 들고 있다”며 “효과적 치료제가 없어 사회적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미국 식품의약국의 기준이 낮아져 1차적 인지증상 개선만 충족해도 허가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