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성사이다 덕분에 지금도 회사 월급을 받고 있습니다.”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음료BG(Business Group) 대표이사가 올해 6월 롯데그룹 신입사원 환영식에서 한 말이다.
▲ 이영구 롯데칠성음료 음료BG(Business Group) 대표이사. |
이 대표가 ‘칠성사이다’와 생수사업 선전에 힘입어 올해 연말인사에서도 재신임을 받을까?
22일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임기가 2020년 3월 끝나지만 칠성사이다로 대표되는 탄산부문과 커피, 생수 등 사업부문에서 고른 성장세를 이끌고 있어 올해 연말인사에서 연임 가능성이 점쳐진다.
특히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음료제품의 할인율 축소와 주스부문 상품 구조조정, 비용 절감 등으로 수익성 개선작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대표가 지휘봉을 잡은 뒤 롯데칠성음료 음료부문 영업이익은 2017년 1120억 원, 2018년 144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영업이익률도 2017년 7.5%, 2018년 9.1%로 올랐고 2019년에도 9.8%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3분기에도 주류부문 적자가 확대되면서 전체 영업이익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4.2% 감소했지만 음료부문에서는 영업이익이 2018년 같은 기간보다 64억 원 늘어났다. 10%의 증가율을 보였다.
누적 영업이익으로 보면 음료부문은 3분기에 이미 2018년 한 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이 대표는 경쟁사인 코카콜라가 올해 일부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4.8% 인상할 때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등 탄산부문 주요 제품의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며 소비자들과 배달 외식시장 사업자들의 발길을 잡았다.
생수사업도 공을 들인 성과를 내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대표 생수 브랜드 아이시스는 시장 점유율이 2017년 11.7%에서 2018년 13.2%로 늘어나 업계 2위 자리를 지키며 경쟁이 치열한 생수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이 대표는 2017년 롯데칠성음료가 경영체제를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으로 나누면서 음료사업부문 대표에 오른 뒤 생수사업을 확대해왔다. 생수는 수요층이 탄탄하고 제조원가 부담이 낮아 수익성이 좋은 사업으로 꼽힌다.
롯데칠성음료 음료부문은 올해 성적도 양호했는데 앞으로의 실적 전망도 좋다. 이 대표의 연임 가능성에 더욱 힘이 실리는 이유다.
주류부문의 부진을 호실적으로 상쇄해주고 있는 음료부문에 굳이 변화를 줄 이유가 없다는 시각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롯데칠성음료 음료부문은 탄산음료시장의 성장과 배달음식시장의 발달, 카페 활성화에 힘입어 칠성사이다와 펩시콜라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소득수준이 높아지면서 생수 아이시스와 트레비사업 전망도 밝다”고 바라봤다.
이 대표는 1962년 태어나 1987년 롯데칠성음료에 입사해 33년을 롯데그룹에서 일해 왔다.
롯데칠성음료에서 5년 동안 근무하다 1993년부터 2009년까지 롯데알미늄과 롯데그룹 개선실을 거쳐 2009년 다시 롯데칠성음료로 돌아와 영업전략부문장, 마케팅부문장을 맡았다.
2014년부터는 영업본부장에 올라 음료부문 마케팅과 영업 총괄해 오다 2017년 롯데칠성음료가 음료사업과 주류사업으로 경영체제를 나누면서 음료부문 대표이사에 올랐다.
이 대표는 2018년 연말인사에서도 음료부문 실적을 끌어올리고 수익성을 개선한 점을 높이 평가받아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올해 임원인사도 예년과 같이 12월20일 전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