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AI 포럼 2019'에서 인공지능 분야 4대 전문가로 꼽히는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가 강연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
글로벌기업의 인공지능 인재 확보 전쟁이 치열하다.
구글 등 소프트웨어 기업은 물론 전통의 하드웨어 기업인 소니까지 인공지능 인재 확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세계에서 인공지능 전문가를 모으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도 앞으로 더욱 분주해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까지 인공지능 선행 연구개발 인력을 1천 명 이상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인공지능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2017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미국, 영국, 캐나다, 러시아 등 5개국에 7개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인공지능 전문가 영입은 물론 해당 분야에서 권위를 지닌 연구자들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11월 초 삼성전자가 개최한 AI포럼에서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인재 유치성과가 드러났다. 각 센터의 센터장과 연구원이 대거 참여하면서 지난 포럼보다 양적·질적으로 풍성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은 포럼을 계기로 인공지능 분야의 4대 전문가 중 한 명인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와 세바스찬 승 프린스턴대 교수를 직접 만나는 등 인공지능 인재 영입과 관리에 각별히 공을 들이는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2018년 세바스찬 승 교수, 다니엘 리 펜실베니아대 교수를 영입했고 2019년 초에는 위구연 하버드대 교수를 연구분야 최고직인 펠로로 영입했다.
삼성전자가 외부인사 수혈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연말인사 전후로 인공지능 분야에서 세계적 수준의 연구자 추가 영입이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인공지능 전문 스타트업인 엘리먼트AI가 발표한 2019년 글로벌 인공지능 인재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공지능 전문가 2만2400명 중 절반(1만295명)이 미국에 있고 나머지의 4분의 1가량(2525명)이 중국에 있다. 한국은 405명으로 전체 10위에 그친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10월 내놓은 인공지능 두뇌지수 보고서에서도 인공지능 전문가 상위 500명 중 73명이 미국, 65명이 중국에 있는 반면 한국은 7명뿐이었다. 인공지능 분야를 육성하려는 기업들이 인재 확보를 위해 해외에서 글로벌기업들과 경쟁을 벌이는 일이 불가피한 이유다.
구글은 바둑 인공지능(AI) 알파고를 선보이는 등 이미 글로벌 인공지능 기술 경쟁에서 앞서 달리고 있는데 여전히 인재 확보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에 인공지능센터를 열고 중국의 인공지능 인재 모집에 나섰고 프랑스에서도 인공지능 인력을 뽑고 있다. 프랑스에 위치한 유럽최대의 인공지능 연구소인 네이버랩스 유럽의 인재들에게도 끊임없이 구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한국의 인공지능 인재풀에도 눈독을 들여 카이스트와 손잡고 인공지능 교육과정 개발에 나섰다. 구글은 2018년 10월부터 황성주·황의종 카이스트 교수와 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쟁기업 중 하나인 소니의 인재 영입활동도 주목할 만하다. 소니는 최근 인공지능 특화조직인 ‘소니AI’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소니AI는 일본, 미국, 유럽 등에 연구거점을 설립하기로 했다. 삼성전자가 글로벌 인공지능센터를 확대하고 있는 것과 비슷하다.
소니AI 글로벌조직은 카네기멜론대 출신의 히로아키 기타노 사장이 이끌고 미국 대표에는 피터 스톤 텍사스대 교수를 영입했다. 이들의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외에서 인공지능 인재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소니는 “인공지능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혁신적 연구를 달성하기 위해 글로벌 인공지능 연구원과 기술자를 유치하는 것이 목표”라며 “세계 최고 인공지능 인재들과 협력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소니는 인공지능 전문가를 확보하기 위해 대기업 최초로 근무시간이 아닌 업무성과에 따라 급여를 지급하는 탈시급 완전성과급제도 도입했다. 인공지능 전문성을 지닌 신입사원에게는 1억 원 이상의 초봉이 지급되고 스톡옵션도 부여된다.
LG그룹도 인공지능 인재 영입에 나섰다. 5월 토론토 인공지능연구소장으로 인공지능만 분야 전문가인 다린 그라함 박사를 선임했다. 10월에는 카네기멜론대, 토론토대와 손잡고 인공지능 전문가 12명을 육성·선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