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내놓은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건설업계에 미칠 영향을 놓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엇갈린다.

금융위가 부동산 규제를 간접적으로 강화하면서 주택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건설회사 주가 일제히 하락, 가계부채대책 영향 얼마나 클까  
▲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하지만 분양시장 수요가 늘고 있어 실제 영향은 미약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건설회사 주가가 23일 일제히 하락했다.

현대건설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5.85% 떨어진 3만78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대림산업(-3.61%), 현대산업개발(-7.55%), 두산건설(-2.05%), GS건설(-4.35%) 등 주요 건설회사의 주가가 모두 떨어졌다.

코스피 건설업종을 구성하는 종목 40개 가운데 30개가 이날 하락세를 보였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2016년 초 시행될 경우 주택수요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이번 관리방안은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상환능력 심사를 엄격하게 하겠다는 것이 핵심내용”이라며 “상환능력을 보는 지표인 총부채상환비율을 사실상 강화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총부채상환비율은 금융회사에게 돈을 빌린 사람이 1년 동안 벌어들인 소득에서 부채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이 연구원은 “총부채상환비율 규제가 간접적으로 강화하면서 기존의 주택시장 수요가 어느 정도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가계부채 종합 관리방안이 강남 재건축시장 등 전세와 매매보다 대출 비중이 더 높은 지역의 수요를 줄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세부적 방안이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가지 않는다면 2016년 주택거래가 조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며 “건설회사는 재건축 진행이 느려지면서 대여금이 상각되는 등의 잠재적 위험요인을 안게 됐다”고 내다봤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소득을 증빙하기 어려운 20~30대와 자영업자들의 주택매매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며 “관리방안이 시행되는 2016년 1월부터 주택시장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이 건설업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고 있어 신규주택 분양이 활성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선일 연구원은 “신규 주택 분양시장은 중도금 집단대출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 대출은 신용대출이기 때문에 총부채상환비율과 관련이 없다”며 “분양시장 수요가 늘면서 건설회사 실적에 도움을 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총부채상환비율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부동산규제를 직접 강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건설업계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부동산규제를 전혀 건드리지 않고 우회적 수단을 도입하는 데에만 그쳤다”며 “이번 관리방안이 주택시장에 미칠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