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이 국제해사기구 환경규제로 최대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됐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6일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에 따라 해양경유(MGO) 등 저유황유 가격이 오르며 정제마진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며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환경규제에 따른 업황 변화의 최대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왼쪽),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대표이사. |
국제해사기구는 2020년부터 선박연료유의 황산화물 함량 기준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한다.
이에 선주들이 선박연료유용 저유황유의 조기 확보에 나서며 저유황유 가격이 오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주요 해운사들이 자리한 유럽에서 10월 저유황유와 고유황유의 가격차가 20달러를 넘어섰다. 2분기에는 7달러 수준이었다.
저유황유의 가격 인상은 정유사들의 실적 지표로 통용되는 정제마진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싱가포르 복합 정제마진은 2분기 배럴당 4달러에 머물렀으나 3분기 8달러를 넘어선 뒤 8달러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2020년 규제가 본격화되면 저유황유 수요가 공급을 넘어서기 때문에 저유황유 생산설비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주가에 관심을 둘 것을 권고했다.
SK이노베이션은 원유를 정제한 뒤 남은 찌꺼기 유분이나 고유황유를 투입해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으며 2020년 4월 설비 가동을 시작한다.
에쓰오일도 비슷한 설비인 잔사유 고도화설비(RUC)를 보유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두 회사의 저유황유 생산설비는 단순히 저유황유를 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가격이 낮은 고유황유의 생산비중을 줄여 수익성까지 극대화하는 설비”라며 2020년 두 회사의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020년 매출 51조2010억 원, 영업이익 2조274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올해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매출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은 47.2% 늘어나는 것이다.
에쓰오일은 내년 매출 24조7760억 원, 영업이익 1조4107억 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2019년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2.8% 늘고 영업이익은 90.6% 급증하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