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소재·부품 제조기업 디엔에프와 아비코전자가 국산화 연구개발을 통해 수입 반도체 소재·부품을 대체해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기업신용평가업계와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정부가 소재·부품 국산화를 위해 예산을 늘리고 연구개발에 투자를 늘리는 등 지원에 속도를 내며 반도체 소재·부품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 디엔에프 로고(위쪽)와 아비코전자 로고(아래쪽). |
코스닥 상장기업인 디엔에프와 아비코전자는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소재·부품 분야에서 국산화 연구개발에 힘써 수입 소재·부품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꼽힌다.
디엔에프는 정밀화학소재 기업으로 반도체 미세화에 사용되는 반도체 소재를 주로 생산한다.
디엔에프는 DRAM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고온 증착용 소재(High-K)를 국내 최초로 상용화하고 저온 공정용 소재와 차세대 금속계열 소재 국산화 개발을 추진하는 등 소재 국산화 품목 확대에 힘쓰고 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력 제품인 High-K는 디엔에프와 일본의 아데카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며 “소재 국산화와 맞물려 디엔에프 제품이 추가로 채택률이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디엔에프는 반도체 소재 핵심기술 관련 45건의 등록특허와 18건의 공개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엔에프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전기적 간섭을 막는 절연물질에 적용되는 촉매효소 재료를 개발하는 등 신제품 개발을 통한 사업 확대 기회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박광태 나이스평가정보 책임연구원은 “디엔에프는 분자설계와 합성, 정제에 특화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용도의 소재를 개발 및 생산하고 있어 신제품 공급으로 사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비코전자는 반도체칩을 구성하는 핵심 품목인 수동부품을 제조한다. 수동부품 가운데 인덕터와 저항기를 주로 생산한다.
인덕터는 특정 주파수를 추출하거나 잡음을 제거하는 필터의 기능 등을 수행하고 저항기는 전류의 흐름을 방해해 전압이나 전류의 크기를 바꾸는 역할을 한다.
아비코전자는 일본 업체가 선점하던 시그널 인덕터와 메탈파워 인덕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정부의 국산화 정책에 따른 대체효과를 볼 것으로 보인다.
2019년 6월부터 고성능 인덕터와 이를 적용한 광대역 주파수 분리필터(RF Triplexer) 개발을 위한 국책과제도 수행하는 등 국산화 연구개발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일본과 미국 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광대역 주파수 분리필터시장에 국산화와 수입 대체효과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송나영 나이스평가정보 연구원은 “소형화된 부품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국산화를 위해 정부의 지원이 진행되고 있다”며 “아비코전자는 기술진입장벽이 높은 반도체 부품 분야에서 기술우위를 확보하고 다양한 제품을 개발해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아비코전자는 인덕터를 초소형, 초박형화하는 기술을 개발해 모바일기기, 각종 사물인터넷(IOT) 통신기기에도 핵심부품으로 공급하고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아비코전자의 수동부품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차세대 반도체, 초연결사회, 5G통신 등 IT 기술 고도화로 저항기와 인덕터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11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차 소재·부품·장비 경쟁력위원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를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기회로 삼고 범정부 차원에서 지원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정부는 ‘소재·부품·장비경쟁력강화 특별회계'를 새롭게 만들어 매년 2조 원 이상의 정부 예산을 지원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조치가 우리나라 소재·부품·장비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절호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20년 예산안에 2조 원이 넘는 대책비를 반영하는 등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기술 국산화를 돕기 위해 정부와 국내 4대 과학기술원이 손잡고 ‘중소기업 기술혁신연구센터’ 설립도 추진하기로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