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9-10-08 14:4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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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가 자가면역질환 신약 후보물질 ‘SKI-O-703’ 개발로 ‘레이저티닙’의 성공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김 대표는 SKI-O-703을 면역혈소판 감소증 치료제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동시에 개발하며 글로벌 제약사로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 김정근 오스코텍 대표이사.
8일 오스코텍에 따르면 오스코텍은 신약 후보물질 SKI-O-703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면역혈소판 감소증(ITP)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2a상 승인을 받아 조만간 환자모집을 시작한다.
면역혈소판 감소증은 원인불명의 면역반응으로 혈소판 수가 감소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혈소판 특이적 항체생성에 의한 혈소판의 파괴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SKI-O-703은 항체에 의한 혈소판의 파괴를 차단할 수 있어 일시적 효능을 보이는 기존 치료제보다 우수한 치료효능을 나타낸다.
SKI-O-703은 ‘제2의 레이저티닙’이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로 유한양행이 2018년 11월 글로벌 제약사 얀센에 1조4천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하면서 국내 제약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레이저티닙의 원개발사가 오스코텍인데 유한양행이 이를 사들여 추가 개발한 뒤 다시 기술수출한 것이다.
SKI-O-703은 오스코텍의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빠르게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SKI-O-703은 면역혈소판감소증 치료제로 10월부터 글로벌 임상2a상을 위한 환자모집이 진행된다. 60명을 대상으로 미국, 유럽 등 5개 국가, 26개 임상사이트에서 임상이 진행되며 2021년 상반기 약물 투여가 완료돼 2021년 4월에는 최종보고서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SKI-O-703은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 환자 148명을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2상이 진행되고 있으며 2020년 9월에 임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SKI-O-703이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개발되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SKI-O-703은 면역세포 활성 조절물질인 ‘SYK’를 저해하는 기전을 지니고 있다. SYK 저해제는 그동안 많이 개발됐으나 독성 발현 등과 같은 부작용 때문에 아직까지 류마티스관절염으로 허가받은 의약품은 없다.
따라서 오스코텍이 SKI-O-703을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로 사용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혁신 신약(First-in-Class)을 개발한 바이오기업이 되는 것이다.
SKI-O-703은 동물실험에서 최초의 경구용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화이자의 ‘젤잔스’보다 효능과 부작용에서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김 대표는 SKI-O-703의 연구개발과 동시에 기술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연구개발 중간에 기술이전하는 ‘미드 리스크-미드 리턴’ 전략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오스코텍과 같이 작은 국내 바이오기업은 기술수출을 통해 자본력이 높은 파트너와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면 신약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고 실패했을 때 위험성도 최소할 수 있다.
레이저티닙도 김 대표의 미드 리스크-미드 리턴 전략으로 이뤄낸 성과다.
오스코텍 관계자는 “SKI-O-703은 기존 면역혈소판 감소증 치료제와 달리 혈소판 파괴의 원인인 특이적 항체 생성단계부터 차단하는 작용기전을 지니고 있다”며 “우수한 치료효능을 보이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SKI-O-703에 유수의 다국적 제약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상용화 가능성 등 모든 요소를 고려하면 SKI-O-703의 적정가치는 4240억 원”이라며 “오스코텍이 기술이전에 성공한다면 전체 계약금액은 3억 달러(약 3585억 원) 정도에 계약금 300만 달러(약 35억8560만 원)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