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3분기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비은행 강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KDB생명에 이어 동양생명과 ABL생명 등 보험사가 매물로 나오게 되면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를 위해 인수합병에 뛰어들 가능성도 나온다.
7일 증권업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3분기 하나금융지주가 고정자산 처분이익 증가에 힘입어 지배주주 순이익 870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됐다. 기존 전망치인 722억 원을 웃도는 것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본점 빌딩을 매각한 데 따른 자산 처분이익으로 4천억 원가량을 얻을 것”이라며 “올해 말 지배주주 순이익이 2조5천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자회사에 출자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이중레버리지비율이 개선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반기에 지배주주순이익이 기대치를 웃돌게 되면 하나금융지주가 이익잉여금을 통해 자본을 불릴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상반기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122.7%다.
이를 바탕으로 하나금융지주는 카드사와 보험사, 증권사 등 상대적으로 약한 비은행 계열사의 체력을 키우는 데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예경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우리금융지주와 외형 규모를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데다 중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하나카드의 지위를 높여야 하는 만큼 증권 및 카드 등 비은행부문에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하나금융지주는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은행 비중이 높아 비은행부문을 강화하는 것이 절실하다. 지난해 하나금융투자와 하나생명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지원했지만 여전히 비은행 비중이 높지 않다.
상반기 말 기준 하나금융지주의 연결기준 순이익에서 하나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85.8%에 이른다. 하나금융지주는 2025년까지 은행을 제외한 비은행 계열사의 순이익 비중을 30%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현재 15%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하반기 매물로 나올 보험사를 놓고 하나금융지주가 관심을 보일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하나금융지주는 현재 하나생명을 자회사로 두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약체’로 꼽히고 있기 때문에 인수합병을 통해 보험사의 덩치를 불려야 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나생명은 올해 상반기 말 순자산이 8218억 원으로 전체 생명보험사 20곳 가운데 16위에 머무르고 있다.
최근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매각공고를 내고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더케이손해보험도 조만간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기본적으로 인수합병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