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가 판매 부진에 따른 공장 가동률 저하의 해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전대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직접 영업마케팅본부장을 겸임하며 판로 모색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미국시장에서 가능성을 보고 있다.
7일 전국금속노조 금호타이어지회(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올해 금호타이어 국내 3개 공장의 가동률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최근 대자보를 통해 공개한 공장의 월별 가동실적을 보면 광주공장의 10월 타이어 생산목표는 69만 본이다. 올해 1월 생산량 89만 본에서 20만 본이나 빠졌다.
곡성 공장과 평택 공장의 생산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금호타이어는 1월만 해도 곡성 공장과 평택 공장에서 타이어를 각각 107만1천 본, 15만5천 본씩 생산했다. 하지만 8월 생산량은 이보다 각각 25.9%, 33.6% 빠진 79만4천 본, 10만 본에 그쳤다.
금호타이어는 올해 노조를 대상으로 한 경영설명회에서 공장 생산량 감소의 이유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에 따른 경기침체’ ‘자동차산업 불황’ 등으로 설명했다.
금호타이어는 공장 가동률 저하에 따른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공장별 임시 휴무제를 시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생산량 감소가 산업 불황 탓만은 아니라고 본다. 경영진이 국내외 주문량(영업 오더)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는 이유가 더 크다는 것이다.
노조는 4일 대자보에서 “사측은 브랜드 이미지와 전반적 자동차시장 축소,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영업이 힘들다고 한다”며 “하지만 넥센타이어 등 동종업계와 비교해봤을 때 결국 경영진들의 능력 부족(영업 무능 등)이 낳은 총체적 난국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나 넥센타이어와 비교했을 때 금호타이어의 생산량 추이는 다소 불안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올해 상반기에 대전 공장과 금산 공장에서 모두 9904억 원 규모의 타이어를 생산했다. 2018년 상반기와 비교해 생산금액이 4.1% 늘었다.
넥센타이어의 상반기 양산·창녕 공장 타이어 생산량은 1497만 본으로 지난해 상반기와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금호타이어만 상반기 국내 공장 생산량이 1053만 본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했다.
금호타이어는 ‘재고 효율화를 통한 수익성 향상’이라는 목표를 위해 불가피하게 생산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공장 생산량을 결정하는 것은 재고를 많이 들고 가는지, 아니면 재고를 최소화해 수익성을 높일 것인지에 따른 것”이라며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고 적절하게 생산한 타이어를 제값에 팔겠다는 목표로 생산을 부득이하게 감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10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아직 불안한 상황이기도 하다”며 “완전한 흑자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재고관리는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언제까지 공장 가동률을 낮출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 판매 확대에 사활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대진 사장은 그 해법으로 금호타이어의 주력시장인 미국을 주목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7월 영업마케팅본부장을 맡던 신용식 부사장을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사업을 총괄하는 미주사업본부장으로 발령했다.
신 부사장은 금호타이어를 떠나 다른 기업의 대표이사를 역임하다가 올해 3월 영업마케팅본부장으로 복귀했는데 4달여 만에 다시 미주사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 것이다.
미국 현지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신 부사장을 투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 부사장은 현대로템과 삼성전자를 거쳐 2008년부터 2013년까지 금호타이어 해외영업과 마케팅물류 담당임원을 지낸 영업 전문가다.
금호타이어에게 미국사업은 국내에 이어 2번째로 큰 시장인 만큼 전문가를 투입해 판매 반등을 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현지 유통망 확보와 네트워크 관계 재정립 등을 통해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신 부사장의 보직 이동으로 공석이 된 영업마케팅본부장을 직접 겸임하며 미주사업 강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