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서울시에 따르면 2017년 9월 완료된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1단계 사업 공사비 331억 원이 아직도 정산되지 않아 서울시가 서울주택공사에 내야할 이자가 계속 불어나고 있다.
서울시 도시공간개선단 도시공간정책팀 관계자는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공사비 정산과 관련해 서울주택공사와 세부내역 정리가 아직 이뤄지지 않아 협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11월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공사비 예산편성과 관련한 의결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11월에 열리는 서울시의회 정례회에서도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공사비 예산 편성 관련 의결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공사비 지출과 관련된 검증이 빠르게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8월 열린 서울시의회 임시회의 의결을 거치지 못해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공사비 지급을 위한 예산편성이 한 차례 무산됐다.
서울시의회의 의결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는 서울시가 제출한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공사비 예산편성 관련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인 도시계획관리위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본회의 상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시계획관리위원회는 공사비 검증 소홀 등을 이유로 서울시의 계획안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았다.
서울시의회의 한 관계자는 “서울시가 300억 원이 넘는 공사비를 지출했는데 세부내역에 관한 적절한 검증이 없으면 상임위 통과가 어려울 것”이라며 “서울주택공사의 공사가 끝난 지 2년여 정도 흘렀는데도 아직까지 공사비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으니 이를 두 달 만에 마무리 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주택공사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서울시가 서울주택공사에 지급해야 하는 이자는 모두 20억 원이 넘는다.
서울주택공사는 2015년 서울시와 공사 대행협약을 맺은 뒤 민간시행사를 선정해 2017년 8월 공사를 마무리했다.
서울주택공사 관계자는 “2018년 10월 서울시에 공사비 정산을 요청했지만 서울시는 절차문제를 들며 공사비 지급을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주택공사가 말하는 공사비와 이자는 모두 서울주택공사의 추정일 뿐 공사비는 물론이고 이자도 서울시와 협의를 해야 확정되는 것”이라면서도 “우선 서울시의회에 120억 원 정도 예산을 요청해 예산이 배정되면 내년부터 돈의문 박물관마을의 공사비를 단계적으로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박 시장이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 가운데 거점확산형 도시재생 모델로 추진됐다.
하지만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2017년 9월 열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전시장소로 이용한 뒤 한동안 이곳을 방치했다.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찾는 방문객이 적고 사업지역이 황량하다는 지적과 함께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이 일자 4월 복고풍 마을로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새로 단장한 뒤 다시 개장했다.
서울시는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재개장한 지 100일 만에 11만 명 이상이 방문했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서울시는 박물관마을 안에 서울도시재생 이야기관을 설치해 박 시장이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도시재생사업 홍보에 활용하고 있다.
박 시장은 “서울도시재생 이야기관은 도시재생사업과 다양한 주민활동 등을 통해 축적한 성과물들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소통공간”이라며 “서울시민 누구나 이곳에서 도시재생 정보를 얻고 교환해 도시재생 발전방안을 모색하고 미래 서울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거점공간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돈의문 박물관마을을 거점확산형 도시재생 모델이라는 당초 사업 취지와 다르게 도시재생사업의 홍보를 위한 전시공간으로 쓰이고 있는 점을 박 시장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서울시의회 한 관계자는 “돈의문 박물관마을이 사업비 정산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사업계획이 박 시장의 생각에 따라 자주 변경됐기 때문”이라며 “도시재생사업을 홍보하고 있는 이 순간에도 금융비용 명목으로 혈세는 낭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