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1월부터 5월까지 영업손실 규모가 약 6천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영업손실도 조 단위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해마다 대규모 적자를 보면서도 손정의 소프트뱅크회장이 운영하고 있는 비전펀드를 통해 자금을 수혈받아 자본손실을 충당해 왔다.
김 대표는 공격적 투자가 하나의 경영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는 과감한 투자를 통해 매출을 키워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영업손실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쿠팡이 수지를 맞추지 못하는 데 어떻게 계속 가겠냐고 하지만 우리는 수지를 맞출 수 있다고 믿는다”며 “엄청난 적자가 목표냐고 하지만 그것이 목표다. 모든 사람들이 쿠팡을 애용할 때까지 뛸 것이기 때문에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비전펀드를 놓고 시장의 우려가 커지면서 미래 트렌드를 주도할 기업이 승자기업으로 클 때까지 집중투자한다는 비전펀드에 의문을 보내는 시선이 커졌다.
현재 우버 등 비전펀드의 투자를 받은 상장회사 6곳 가운데 4곳의 주가가 공모가보다 밑돌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주요 투자자였던 골드만삭스도 비전펀드와 관련한 위험성을 분산하고 있다.
이진협 유안타투자증권 연구원은 “골드만삭스가 소프트뱅크 비전펀드와 관련한 노출(익스포즈)을 줄이고 있다”며 “우버 등 비전펀드가 투자한 주요 기업들이 기업공개 이후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데다 위워크의 기업공개 추진 무산 등으로 비전펀드와 관련한 시장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골드만삭스와 같은 유력 투자자의 행보로 비전펀드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커지고 있다”고 바라봤다.
이처럼 쿠팡의 든든한 자금줄 역할을 하던 비전펀드가 흔들림에 따라 김 대표도 전략을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이 계획된 적자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추가적으로 투자자를 확보하거나 기업공개를 추진해야하지만 두 방안 모두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도 쿠팡에 유상증자 등 자본확충방안을 마련하라고 권고하며 9일 쿠팡에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새 투자금을 확보하기 전까지 쿠팡의 추가 손실폭을 줄이고 수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숨고르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가 최근 추가적 손실을 줄이기 위해 택배사업을 위한 투자를 유보한 것도 이런 움직임으로 파악된다.
쿠팡은 26일 국토교통부에 택배사업자를 자진 반납했다. 쿠팡은 택배사업자를 반납하면서 물류 인프라를 위한 추가적 투자비용을 줄인 것으로 파악된다.
쿠팡 관계자는 “쿠팡 자체배송인 로켓배송 물량이 급증하면서 이에 집중하는 것”이라며 “향후 물류인프라를 갖추게 되면 다시 더욱 좋은 조건으로 국토부에 택배사업자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