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세가 1천만 원대 아래로 무너졌다. 제도권 진입에 난항을 겪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투자심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시세를 끌어올릴 만한 마땅한 호재가 없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큰 폭의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25일 오후 4시57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998만7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무려 14%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25일 오후 4시57분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에서 비트코인은 998만7천 원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무려 14% 가까이 떨어진 수치다.
이더리움, 리플, 비트코인캐시 등 다른 가상화폐도 대부분 두 자릿수 낙폭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시세가 가파르게 하락한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화폐나 금융상품으로 보기 어렵다는 국제기구의 판단이 처음으로 나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가상화폐의 제도권 진입이 한층 어려워지고 가상화폐를 매개로 한 금융상품 판매나 투자자금 모집 등도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실망감이 퍼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가 6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상화폐를 금융자산이 아닌 무형자산이나 재고자산으로 봐야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들은 가상화폐는 현금은 물론 주식나 보험 등 금융상품과도 다르며 가상화폐 금융상품에 가입할 수 없다는 점에서 기존 금융자산도 아니라고 해석했다.
이번 해석으로 가상화폐 관련한 규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다른 악재들도 겹치면서 한동안 가상화폐 시세가 크게 반등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큰 기대를 모았던 ‘백트’가 공식 출범했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을 증명하면서 투자자들의 실망감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백트는 세계 최대의 거래소회사인 인터콘티넨탈익스체인지(ICE)가 운영하는 비트코인 선물거래소다. 백트가 출범하면 기관투자자가 본격적으로 비트코인 투자에 뛰어들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기대를 모았다. 지난해 8월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대기업들이 백트 설립에 대거 참여한 사실이 알려지며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백트 서비스 첫날인 23일 처음 한 시간 동안 거래량이 5건에 그쳤다. 이날 하루의 전체 거래량도 71건뿐이었다.
비트코인 폭락의 원인이 ‘마진콜’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미국의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가상화폐거래소인 ‘비트멕스’에서 마진콜이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부터 비트코인이 폭락했다고 보도했다.
마진콜은 선물거래에서 예치금이나 투자원금이 부족할 때 추가로 돈을 넣으라는 요구를 말하는데 마진콜이 발생하면 일시적으로 자산 가격이 떨어지거나 거래가 중단될 수도 있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악재는 또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10월에도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가상화폐업계 최대 호재로 여겨지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 승인을 놓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진전된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이를 준비했던 회사 가운데 일부가 승인신청을 철회하면서 승인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는 비트코인 시세 등락과 비슷하게 수익률이 결정되는 펀드로 거래소의 주식처럼 사고팔 수 있어 일반인이 쉽게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 있다.
이는 가상화폐가 제도권 금융으로 인정받는 것을 넘어 가상화폐 시세의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가장 먼저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회사들이 승인신청을 철회하면서 10월 승인 가능성도 낮아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