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온라인 후발주자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SSG닷컴은 상반기에 거래액 1조3천억 원을 거뒀는데 SSG닷컴의 거래액 증가율이 1분기 13.6%, 2분기 15.4%로 높아지고 있는 만큼 올해 거래액 목표치인 3조1천억 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새벽배송 지역도 원래 계획보다 빠르게 서울·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넓혀가고 있다.
11월에 세 번째 물류센터인 ‘네오003’가 문을 여는 만큼 아직 5천 건 수준에 불과한 하루 배송물량도 하루 1만 건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SSG닷컴은 앞으로 온라인 물류센터를 수도권에 6곳, 지방에 5곳 가량을 운영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온라인 배송시장에서는 신선식품을 신속하게 배송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만큼 전국 단위의 물류거점을 확보하려는 것이다.
국내 온라인 배송시장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쿠팡이 지난해 한발 늦게 새벽배송시장에 뛰어들었지만 1년여 만에 하루 새벽배송 물량 7~8만 건을 처리할 수 있었던 이유도 전국에 퍼져있는 24개의 물류센터 인프라 덕분이었다.
다만 온라인 물류센터 한 곳을 세우는 데에만 3천억 원가량이 필요해 이를 계획대로 진행할 만한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다.
SSG닷컴이 후발주자로서 당분간 대규모 마케팅을 펼쳐야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운영비용을 마련하는 일이 만만치 않다.
정 부회장이 이마트의 점포 건물을 매각한 뒤 다시 빌려 운영하는 1조 원 규모의 점포 유동화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것만으로는 SSG닷컴을 ‘본궤도’에 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경쟁자들과 투자여력을 비교해보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쿠팡은 2018년 12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를 유치해 투자여력을 키웠으며 롯데그룹은 온라인사업에 3조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마트의 수익성이 악화될수록 점포들의 가치도 함께 떨어질 수 있는 만큼 정 부회장의 계획대로 점포 유동화를 통해 실제로 1조 원 규모의 돈을 손에 쥘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연결기준 연간 1조 원 내외의 투자부담, 대형마트 등 주력 유통시설의 이익창출력 악화 등에 따른 보유 부동산 가치의 잠재적 하락 가능성 등이 중장기적 부담요인”이라고 진단했다.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였던 이마트도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익성 악화를 각오하고 ‘초저가전략’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SSG닷컴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기도 쉽지 않다.
그룹 전체적으로 재무건전성이 악화된 상황인 만큼 차입금을 늘리기 보다는 외부 투자유치가 가장 현실적 자금확보방안으로 꼽히지만 후발주자인 SSG닷컴의 성장성에 따라붙는 의문부호가 걸림돌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마트의 온라인사업은 그룹 기반의 사업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온라인 유통시장 경쟁심화로 이익 기여 여부와 그 시점과 관련된 불확실성은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 명품 브랜드들도 자체 온라인몰을 만들고 SNS나 검색사이트에서 모든 상품을 살 수 있는 등 유통업체 온라인몰을 거치지 않고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어 신세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불확실하다”고 진단했다.
SSG닷컴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이마트가 50.1%를 보유하고 있으며 그 뒤로 신세계 26.8%, 재무적투자자 23.1%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