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주 레고켐바이오 대표이사가 ‘항체약물복합체(ADC)’ 기술로 글로벌제약사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올해만 2건의 대규모 기술이전에 성공했는데 ‘항체약물복합체(ADC)’ 기술을 바탕으로 이런 기술이전 성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제약사들이 치료물질을 정확하게 혈액 속 환부 세포에 넣는 방식을 찾는 데 골몰하면서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이란 항체와 약물을 결합한 형태의 신약 개발의 기술 플랫폼이다. 특정 균이나 질환에만 반응하는 항체가 환부에 정확히 도달하면 항체에 부착된 약물이 발현돼 질환을 치료하는 방식이다.
일부 환자들에게만 효과를 보이는 기존 항체의약품의 단점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약물을 단독으로 사용 때보다 약효를 100~1000배 늘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항체약물복합체시장은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항체약물복합체시장은 이제 막 개화하는 시기로 시장규모가 2019년 3조2천억 원에서 2015년 9조7천억 원으로 연평균 20%씩 커질 것”이라며 “2020년 아스트라제네카와 다이이찌산쿄의 항체약물복합체 치료제 ’DS-8201‘가 출시되면 항체약물복합체를 향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항체약물복합체 항체와 약물을 결합하는 위치에 따라 효과가 달라 얼마나 안정적으로 결합할 수 있느냐가 핵심기술이다.
레고켐바이오는 항체에 약물을 결합하는 링커기술에 특화돼 있다. 올해 3월에는 고객사인 ‘밀레니엄’이 보유한 항체 접합기술에 특화된 맞춤형 링커를 제공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김용주 대표는 “레고켐바이오는 약물을 항체의 특정 위치에 결합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글로벌제약사들이 항체를 변형해 약을 결합하는 방법을 연구할 때 우리는 화학적 방법으로 항체 변형을 최소화하면서 약을 연결하는 방법을 연구했다”고 말했다.
레고켐바이오는 이와 같은 플래폼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만 총규모 약 1조9천억 원의 기술수출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레고켐바이오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기업이 기술수출을 하는 이유는 궁극적으로 영업이익을 내기 위해서인데 레고켐바이오는 이미 이와 같은 단계에 도달한 것이다.
김 대표는 올해와 같은 기술수출이 단발성 이벤트가 아닐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는 현재 항체약물복합체 기술을 활용해 13종의 신약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있다.
가장 기대를 받고 있는 물질은 국내 바이오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개발하고 있는 항암제 ‘LCB71’다.
레고켐바이오의 항체약물복합체 기술,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기술이 모두 접목돼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2020년 상반기에는 간질성 폐질환 치료를 위한 신약 후보물질 ‘BBT-877’이 임상2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레고켐바이오는 BBT-877이 임상2상에 진입하면 추가적으로 단계별 수수료(마일스톤)를 받을 수 있다.
김성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레고켐바이오는 다수의 파이프라인을 파트너사 확보 뒤 임상개발 진행하는 방식을 취해 개발비 가중 부담이 낮다”며 “게다가 임상개발 파트너도 모두 해당 분야에서 풍부한 개별경험을 확보한 기업”이라고 파악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