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셀토스’가 출시 한 달여 만에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1위 자리를 꿰찼다.
첨단 안전·편의사양으로 중무장한 ‘하이클래스’ 이미지를 앞세워 코나와 티볼리로 대변됐던 소형 SUV시장의 양강구도를 깨뜨린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서 마감처리 등과 관련한 품질 문제를 거론하고 있어 흥행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3일 국내 완성차기업의 8월 국내 판매량을 종합하면 기아차의 셀토스가 소형 SUV시장에서 최다판매모델에 올랐다.
셀토스는 8월에 모두 6109대 팔렸는데 이는 인기를 끌던 경쟁모델의 판매량을 가뿐이 뛰어넘은 것이다.
현대차의 코나와 쌍용차의 티볼리는 8월에 각각 2474대, 2317대 팔렸다. 2018년 8월보다 판매량이 각각 38.1%, 38.6% 빠졌다.
셀토스가 시장에 모습을 드러낸지 이제 막 40여 일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압도적 존재감’을 확보했다고 표현할 수 있다.
셀토스는 경쟁모델의 수요뿐 아니라 한 단계 윗급인 준중형 SUV 스포티지와 동급인 친환경 소형 SUV 니로의 수요까지 일부 흡수하고 있다.
기아차가 확보해 놓은 셀토스의 주문대기물량(백오더)만 두 달 치가량 쌓여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셀토스의 흥행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충분하다.
그러나 이런 흥행열풍을 이어가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이 발생했다. ‘품질’ 문제다.
기아차가 8월 말에 각 판매대리점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내부열람용으로 공유한 ‘감가판매리스트’에 따르면 품질에 문제가 있어 할인 대상차량에 오른 셀토스의 비중이 높다.
기아차는 문제가 생긴 차량의 유형을 ‘01. 임시 클레임’ ‘02. 등록 클레임’ ‘03. 문제차’ 등으로 나눠 소비자들에게 기본가격보다 싸게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가 8월 말 기준으로 가격을 깎아파는 감가차로 분류한 차는 약 390대에 이르는데 이 가운데 셀토스가 100대나 된다.
감가차에는 쏘렌트뿐 아니라 봉고와 스팅어, K3, 니로, 모닝, 모하비, K5, 스포티지, 레이, 쏘렌토, K7, 카니발, 스토닉, K9 등 다양한 차종들이 포함됐는데 이 가운데 4분의 1이 셀토스다. ‘품질 불량’ 비율이 높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아차는 리스트 감가내용 설명란을 통해 ‘조수석측 뒷펜더(자동차 바퀴 덮개 부분) 오렌지필(차량 도장이 오렌지 껍질과 같이 들뜨는 것) 현상’ ‘프론트 도어 하단 칠까짐’ ‘범퍼 이물질’ ‘도어내부 굴곡’ 등 다양한 문제점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차들의 생산일은 대체적으로 7월 말에서 8월 중순까지로 적혀 있다.
차량의 기본 외관에서 마감 처리를 깔끔하게 하지 못해 고객 인도가 어려운 차량들이 생산 초기에 다수 발생함에 따라 일부 차량의 할인판매에 들어가게 됐다고 볼 수 있다. 할인가격은 1대당 50만~60만 원 정도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셀토스를 구매하려고 매장을 방문했다가 전시차 마감처리가 깔끔하지 않은 점을 보고 구매를 망설이게 됐다는 글들도 심심찮게 올라온다.
7월4일부터 8월22일까지 생산된 셀토스 1.6 가솔린 터보모델을 놓고 기아차가 자발적 무상수리에 들어가는 것도 초기 양산 모델에 문제가 일부 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막 출시된지 두 달도 지나지 않은 차량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작업자의 숙련도가 완전하지 않아 일부 품질에 미흡한 점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이런 문제점들을 초기에 바로잡지 못한다면 셀토스의 흥행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기아차의 발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