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5G통신 가입자 유치에서 카트라이더 e스포츠 경기 생중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경쟁사의 신고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에 나서면서 이동통신3사 모두 마케팅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KT는 5G통신의 장점을 체감할 수 있는 e스포츠 경기 중계를 통해 가입자를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 KT 직원들이 'e스포츠라이브'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e스포츠 경기 생중계를 보고 있다. < KT > |
18일 KT에 따르면 KT는 넥슨과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e스포츠라이브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KT의 5G통신 가입자들에게 카트라이더 경기 생중계서비스를 제공한다.
카트라이더는 넥슨이 제공하는 레이싱 게임으로 17일 첫 생중계됐는데 앞으로 3개월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6시에 실시간 서비스된다.
기존에 생중계하던 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LoL)에 카트라이더가 더해지면서 KT는 3종류의 e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하게 됐다.
카트라이더는 이동통신3사 가운데 KT가 처음으로 생중계하는 것으로 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에 이어 다양한 게임 이용자들을 5G통신으로 이끌 수 있을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지금까지 e스포츠 관련 콘텐츠에서는 SK텔레콤이 배틀그라운드와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스타크래프트 등 4종의 경기를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옥수수'를 통해 생중계하며 가장 앞서고 있다.
하지만 KT는 SK텔레콤이 확보하지 않은 카트라이더 중계권을 차지하며 SK텔레콤 추격에 나섰다.
KT는 e스포츠라이브앱을 통해 중계 화면과 각 선수들의 20여 개 경기 장면 가운데 5개 화면을 선택해 동시에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선수 시점의 화면도 제공해 더욱 실감나게 e스포츠 경기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e스포츠라이브앱에 5G통신의 장점인 초저지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술도 적용했다.
자체 개발한 저지연 HLS(http live streaming) 기술은 평균 15초 가량 지연이 발생하는 기존 방식보다 지연시간을 7초 가량 줄여준다고 KT는 설명했다.
KT는 e스포츠 생중계를 5G통신 가입자들에게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5G통신 가입자를 늘리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LTE 이용자와 다른 통신사 가입자들에게도 e스포츠 중계서비스를 제공한다.
KT가 e스포츠 생중계를 강화하고 나선 데는 소비자들이 굳이 5G통신에 가입할 필요성을 못느끼는 상황이어서 5G,통신의 장점을 제대로 보여주는 콘텐츠 없이는 가입자를 늘리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KT는 지난해 말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통신을 가장 먼저 선보이며 5G통신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5G통신 상용화 100일경 받아든 성적표는 기대와 달랐다. 6월 말 기준으로 KT는 5G통신 점유율 31%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을 따라잡는 것은 고사하고 점유율 29%를 확보한 LG유플러스에 바짝 추격당하는 처지가 됐다.
그럼에도 KT가 차별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은 서비스 강화에 힘을 쏟는 것을 두고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5G통신 상용화 이후 가입자 유치를 위해 대규모의 마케팅비를 쏟은 탓에 재무적 부담이 커진 데다 LG유플러스가 공정거래위원회에 SK텔레콤과 KT의 불법보조금 지원을 조사해달라고 신고하면서 가입자 유치를 위한 적극적 마케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KT는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보조금 경쟁보다 5G통신의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KT 관계자는 “5G통신 초기라 여러 가지 서비스를 내놓고 고객들의 반응을 확인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은 5G 특화콘텐츠를 앞으로도 더 강화하고 스트리밍 게임 등 새 5G 특화콘텐츠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