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이사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PG)사업부를 인수하기 위해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와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금융 토스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예비입찰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뒤 인수 컨소시엄을 함께 구성할 재무적투자자를 알아보고 있다. 
 
[오늘Who] 이승건, LG유플러스 전자결제 인수 위해 토스 동맹군 찾아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전자결제는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기 어려운 규모가 작은 온라인 쇼핑몰 등을 대신해 가맹점 계약을 맺고 신용카드 결제와 지불을 대행하는 사업을 말한다.

국내 전자결제시장은 KG이니시스, LG유플러스, NHN한국사이버결제가 70%가량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구조를 갖추고 있다. LG유플러스는 KG이니시스의 뒤를 잇는 2위 사업자다.

이 대표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함께 인수할 재무적투자자를 알아보고 있는 이유로는 예상 매각가가 너무 높다는 점이 꼽힌다.  

LG유플러스가 원하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의 매각 희망가는 4천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용승계, 핵심고객인 네이버 이탈 등 가격이 떨어질 요인도 있지만 시장 점유율 등을 감안하면 3천억 원 아래로 인수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투자은행업계에서 우세하다. 

토스가 감당하기엔 현실적으로 너무 큰 금액으로 여겨진다. 토스는 2015년부터 적자 규모가 꾸준히 커져 지난해 영업손실 445억 원을 낸 데다 매출규모가 아직 550억 원가량에 불과하다.  

이 대표에게 다행인 것은 재무적투자자들이 토스와 손잡고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하는 데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전자결제는 재무적투자자가 전산 운영인력 확보와 서버 이전 등을 맡아 줄 전략적투자자 없이 단독 인수하면 당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하려는 재무적투자자들도 전략적투자자와 협력이 필요한 셈이다.
 
6일 열린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예비입찰에는 토스와 글로벌 결제서비스 회사들 2~3곳이 전략적투자자로,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국내 사모펀드 2~3곳이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가운데 협력이 이뤄진다면 국내 사업 이해도와 기술력 측면에서 강점을 지닌 토스가 재무적투자자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 대표가 재무적투자자와 함께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한다면 온라인 결제 분야에서 자립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토스는 전자결제사업부를 따로 두지 않고 있다. 4월 내놓은 ‘토스카드’의 온라인결제는 BC카드 결제망을 활용하고 있다. 

토스는 BC카드에 결제망 이용료로 매출의 0.7%가량을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토스카드의 누적 결제액이 출시된 4월부터 7월 말까지 3200억 원을 넘어섰다는 점을 살피면 22억 원이 넘는 돈을 약 3개월 만에 BC카드에 수수료로 지급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토스카드 발급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토스가 BC카드에 지급해야 할 수수료의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이 대표는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를 인수함으로써 당장 수수료 지출을 막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결제망을 활용한 사업을 통해 토스의 수익성을 높일 수도 있다. 

이 대표가 LG유플러스 전자결제사업부 인수에 성공한다면 국내 핀테크회사가 이룬 인수합병 가운데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5월 핀테크위크에 참가해 “핀테크와 관련된 많은 것들을 토스가 처음 소개했고 이를 통해 후발주자를 위한 환경을 만드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핀테크사업에 뛰어든 이후로 핀테크업계의 선구자의 길을 걸어왔다. 핀테크업계의 인수합병 분야에서도 이 대표가 핀테크 선구자의 길을 걸어갈 수 있을 지 사람들의 시선이 몰린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