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아파트단지 등의 정전이 잦아지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부터 정전 예방대책을 추진해 왔고 최근에는 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직접 정전 예방을 강조했지만 정전이 계속돼 근본적 해결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여름철 아파트 정전 반복, 김종갑 한국전력 예방대책 챙겼지만 '머쓱'

김종갑 한국전력공사 사장.


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더위 속에서 아파트단지의 갑작스런 정전이 잇따르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본격적으로 무더위가 시작하면서 정전은 더욱 빈번해질 수도 있다.

7월23일 오전 9시 고양시 덕양구의 아파트단지 1200여 가구 전체가 변압기 과부화로 정전을 겪은 일이 대표적이다. 한국전력은 신고를 받고 인력과 장비를 지원했지만 다음날 새벽 2시30분에야 복귀됐다.

같은 날 경북 경주시 일대에서는 4700여 가구가 정전됐다. 이 외에도 22일 부산 동래구 주상복합단지 840가구, 24일 인천 송도 테크노파크 등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김 사장은 아파트 정전사고가 반복되자 7월24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아파트단지 정전원인의 대부분은 제때 설비를 손보지 않기 때문”이라며 “수명이 지난 노후변압기나 용량이 부족한 변압기는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아파트 주민대표들에게 아파트 전력관리 실태에 관심을 가져 달라며 가까운 한전 지사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의 정전은 계속 이어졌다.  

25일 수원 아파트 790가구, 광주 아파트 2천여 가구 등이 정전으로 불편을 겪었고 28일에도 부천에서 아파트단지 등 22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

31일에는 이례적으로 많은 낙뢰로 파주와 인천 등 수도권 곳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여름철 주택가의 정전 사태는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데 한국전력이 효과적으로 예방하고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18년에도 7~8월 노후아파트의 변압기가 전력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정전이 벌어지는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2018년 7~8월 전국 아파트 정전건수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변압기가 원인이 된 정전은 전체 정전의 76.5%에 이르렀다.

이에 한국전력은 정전 예방을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노후변압기 교체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을 늘렸다.

올해 들어서도 한국전력은 6월 전력수요가 급증하는 여름철을 앞두고 정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삼성전자, SK에너지 등 97개 기업·기관이 보유한 1103대의 대용량 변압기를 무상점검했다. 아파트단지에 설치된 변압기도 점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7월 초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에서 아파트 정전을 방지하기 위해 노후변압기 교체 지원을 확대하고 장마·태풍에 따른 고장이 발생하지 않도록 송배전설비의 선제적 점검과 조치도 강화했다.

아파트단지 변압기는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장비다. 김종갑 사장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까지 동원해 아파트의 자체 대응을 당부한 이유다.

그렇다고 전력공급 서비스를 책임지고 있는 한국전력이 아파트의 자체관리가 문제라며 나몰라라 할 수는 없다. 한국전력이 노후 전력설비의 교체와 유지관리를 위해 지원활동을 더욱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전 발생 이후 한국전력 대처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7월23일 고양시 아파트 정전은 17시간 넘게 지속된 데다 주민들에 제대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