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의 대형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모하비’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모델 출시가 임박했다.
정통 SUV의 특성을 잘 살릴 수 있는 프레임바디에 기반해 만들어졌고 4기통인 경쟁차종과 달리 6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형 SUV에 관심있는 소비자들의 시선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를 구입하려면 최소 반 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팰리세이드 대기수요를 모하비가 대거 흡수할 가능성도 충분해 보인다.
30일 기아차 등에 따르면 모하비 부분변경모델 공식 출시일이 8월 말에서 9월 초로 잡힐 가능성이 유력하다.
사전계약은 8월12일경 시작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기아차는 본사 차원에서 사전계약을 앞두고 고객 확보를 위한 ‘선계약’ 시행 방안을 검토하기도 하는 등 출시 준비에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출시되는 차량은 모하비의 두 번째 부분변경모델이다. 모하비는 2008년에 첫 출시된 뒤 2016년에 한 단계 부분변경을 거쳤다.
부분변경임에도 불구하고 내외관 디자인의 변화는 물론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이 대거 적용되는 등 사실상 ‘풀체인지급’ 변경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내 대형 SUV 시장의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자동차업계는 바라본다.
특히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이 팰리세이드의 대항마로 자리매김할지 주목된다.
현대차가 지난해 말 팰리세이드를 출시한 이후 국내 대형 SUV시장은 사실상 팰리세이드의 독주체제로 굳어졌다. 한동안 대형 SUV 시장을 주도한 쌍용차의 G4렉스턴은 팰리세이드 등장 이후 직격탄을 맞아 판매량이 25% 감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이 팰리세이드 독주체제에 균열을 낼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차량의 제원과 성능 등이 팰리세이드를 능가할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선 모하비 부분변경모델과 팰리세이드는 차량의 제작 방식에서부터 차이를 보인다.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은 프레임바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프레임바디는 차량의 뼈대가 되는 구조물인 프레임 위에 엔진과 서스펜션 등 주요 부품을 장착하고 그 위에 자동차의 외형을 올리는 방식을 말한다. 높은 강성을 확보하게 돼 내구성이 좋고 사고가 발생했을 때 차량이 입는 피해가 덜하다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프레임바디 방식의 차량은 뒤틀림에도 강하다. 프레임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험로주행시에도 차량의 뒤틀림이 없다는 점에서 정통 SUV를 추구하는 고객들은 프레임바디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팰리세이드는 모노코크바디 방식으로 생산된다.
모노코크바디는 자동차의 뼈대와 차체를 일체형으로 제작해 차체에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을 결합하는 방식을 말한다.
대량생산과 경량화 등에 유리하고 프레임바디의 부족한 승차감을 대폭 보완해줄 수 있는 장점을 지니지만 상대적으로 차체 강성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 등이 약점으로 꼽힌다.
엔진 성능에서는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의 압도적 우세가 점쳐진다.
모하비에는 3.0 6기통 디젤엔진이 장착된다. 팰리세이드는 2.2 4기통 디젤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모하비가 기통(실린더)의 수에서 우위를 보인다.
실린더의 수가 많은 차량은 통상적으로 엔진의 진동이 적고 부드러운 가속력에 고회전에서의 출력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등 장점이 많다.
모하비 부분변경모델 출시가 팰리세이드를 구매했지만 차 출고를 장기간 기다려야 하는 고객들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점쳐지는 이유다.
현대차는 최근 팰리세이드 출고시기를 앞당기기 위해 노조와 팰리세이드의 증산에 합의했지만 고객 대기기간은 여전히 줄어들지 않고 있다.
라인 전환과 미국 수출물량 증가 등을 감안할 때 대기기간이 줄어드려면 최소 4분기는 돼야 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모하비 부분변경모델이 팰리세이드의 대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