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이 국내 원전 설계업무 물량의 감소에 따라 해외에서 중장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3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국내에서는 새로운 원전을 건설하지 않기로 하면서 원전 설계단계를 담당하고 있는 한전기술이 가장 직접적으로 매출 감소 직격탄을 받고 있다.
 
이배수, 국내 원전 감소로 해외에서 한전기술 성장동력 찾기 고군분투

▲ 이배수 한국전력기술 사장.


한전기술은 원전 종합설계와 원자로계통설계를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는데 매출도 원전 설계, 원자력 설계개발에서 주로 나왔다.

한전기술은 2016년에 매출 5060억 원을 냈지만 2017년 4902억 원, 2018년 4337억 원으로 낮아졌고 2019년 매출 시장 전망치는 4234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신고리 원전 5, 6호기를 끝으로 앞으로 새로운 원전을 건설할 계획이 없다.

2017년 10월 신한울 원전 3, 4호기를 비롯한 원전 6기 건설계획이 취소되면서 한전기술도 한국에서 원전 설계업무를 수주할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한전기술은 2018년 9월 보령석탄화력발전 3호기를 시작으로 노후석탄화력발전소 성능 개선사업도 시작했지만 산업통상부가 에너지 전환정책의 하나로 노후석탄화력발전도 조기에 폐쇄하기로 방침을 세우면서 추가 발주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장도성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전기술은 탈원전, 탈석탄 등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매출이 증가하는 데 제한을 받고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 등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고 바라봤다.

이배수 한전기술 사장은 해외 원전시장에 진출해 원전 설계업무를 수주하는 데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 사장은 5월 ‘최고경영자(CEO) 아카데미’에서도 “한전기술은 에너지 전환시대에 새로운 사업으로 전환하고 해외시장 중심의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기술은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코리아’를 이뤄 해외에서 원전 건설 및 설계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이 사장은 정재훈 한수원 사장 등과 함께 2018년부터 2019년에 이르기까지 체코, 폴란드, 카자흐스탄, 러시아 등으로 직접 가서 한국원전 기술을 홍보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한국전력과 함께 원전 건설 2차 예비사업자 발표를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이 사장은 해외에서 아직 눈에 띄는 수주실적을 얻지는 못하고 있지만 한전기술의 원전 설계 기술력을 알리는 성과를 거두기는 했다.  

한전기술은 2월 체코 국영원자력연구소(UJV Rez)와 원전 설계와 연구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기도 했고 7월12일에는 미국 자원개발회사 사전트앤룬디(S&L)와 원전 설계 인력 지원사업 계약도 체결했다.

한수원과 함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한국형 원전 기술 APR1400에 최종적 설계 인증서(DC)를 획득하는 업무도 진행해 원자력설계개발단부문에서 매출도 확대하고 있다.

한전기술은 APR1400 인증서 획득업무로 원자력설계개발단 매출이 2019년 상반기 373억 원을 거뒀다. 2018년 상반기보다 9.9% 늘어났다.

한전기술 관계자는 “아직 원전 설계인력 지원사업 등은 규모가 작아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지만 앞으로 성장성을 위해 해외에서 사업 가능성을 찾는 데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2일 신고리 1, 2호기 내부 설계 변경안을 허가하고 두산중공업이 미국에서 1조2천억 원 규모의 소형 모듈원전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데 따라 하반기에 한전기술이 관련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