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서울이 중국 장자제 노선 흥행으로 일본 노선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까?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일본 노선의 운항을 줄이거나 중단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9월1일부터 대구~오사카 노선과 대구~기타규슈 노선을 감편하고 대구~도쿄 노선은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스타항공은 김해~삿포로 노선과 김해~오사카 노선을, 티웨이항공은 김해~오이타 노선과 대구~구마모토 노선, 김해~사가 노선을 각각 운항 중단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운항을 조정하는 이유는 최근 한국과 일본 관계의 악화로 일본여행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에어서울은 저비용항공사 가운데에서도 일본 운항 비중이 높다.
6월 기준으로 올해 누적 매출의 50% 정도가 일본 노선에 집중돼 실적에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에어서울에 따르면 현재 일본 노선 항공권 취소율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신규 예약률의 감소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종합여행 플랫폼인 위메프투어에 따르면 6월 일본 노선 항공권 예약건수는 전체 예약건수 가운데 25%였는데 7월 들어 10% 수준으로 떨어졌다.
에어서울의 9월 이후 일본 노선 예약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 정도 낮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일본여행 수요와 비행기 예약률을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 노선을 감편하거나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새로 취항하는 인천~장자제 노선의 흥행이 일본 노선 부진을 만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여행 기피심리가 여행 수요 자체의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일본 여행수요가 감소하는 만큼 다른 지역의 여행 수요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과 가깝고 문화권이 비슷한데다 일본 여행지의 장점을 상당부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일본을 대체할 수 있는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에어서울은 다행히 5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주 3회 인천과 장자제를 운항할 수 있는 운수권을 배분받았다. 에어서울은 이 운수권을 활용해 9월 안으로 인천~장자제 노선을 신규 취항할 계획을 세웠다.
장자제는 중국 최초의 국가삼림공원이 있는 곳으로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관광지다. 지금까지는 인천에서 장자제로 가는 직항 노선이 없어 장자제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창사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5시간가량 차로 이동해야 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서울에서 장자제로 갈 수 있는 직항 노선을 많은 분들이 이용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탑승률 90%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어서울은 인천~장자제 노선에서 대한항공과 경쟁을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은 저비용항공사의 비행기보다 상대적으로 좌석이 넓고 쾌적하다는 장점이 있다. 에어서울은 이에 대응해 가격 경쟁력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에어서울 관계자는 “에어서울은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달리 대형항공사 수준의 넓은 좌석을 보유하면서도 운임은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며 “많은 분들이 장자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합리적 운임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올해 3분기는 에어서울에게 중요한 시기일 수 있다.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절차가 진행되는데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에어서울의 역할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호산업은 25일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하는 공고를 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매각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에어서울의 실적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