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사가 2018년 단체협약을 놓고 7개월 만에 합의점을 찾았다.

전대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은 노조가 전환배치 등 문제에서 양보해 단체협약 합의를 이뤄낸 만큼 흑자전환과 경영 정상화를 반드시 이뤄야 하는 책임을 안게 됐다.
 
전대진, 금호타이어 '강성' 노조 협력 얻어내 흑자전환에 매달려

전대진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장.


25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따르면 2018년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놓고 노조 찬반투표가 26일과 27일 이틀 동안 진행된다.

단체교섭을 재개한 지 한 달 만인데 사실상 노조 집행부가 회사와 힘겨루기를 하는 것을 멈추고 당분간 경영 정상화에 힘을 보태자고 조합원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고 있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 집행부는 23일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회사 요구대로 일부 항목을 삭제하고 조합원의 요구사항 중심으로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2018년 단체협약을 놓고 지난해 12월3일 첫 상견례를 가진 뒤 단체교섭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노조 찬반투표에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고 노조 집행부가 교체되기도 했다.

단체협약이 타결되면 전 사장은 경영 정상화에 더욱 고삐를 죌 수 있지만 그만큼 책임감도 더욱 무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단체협약에서 가장 큰 쟁점은 전 사장이 효율적 공장 운영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전환배치였다.

전 사장은 당장 수주물량을 늘리는 게 힘든 만큼 생산량을 조절하며 수익성을 개선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생산라인에 따라 들쭉날쭉한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을 동일한 수준으로 맞출 수 있는 전환배치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노조는 전환배치의 즉각 중단과 이를 단체협약에 명시하자고 요구해왔는데 고용발전 노사공동발전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데 합의하며 양보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환배치의 실시요건 등이 단체협약에 포함되면 이를 시행하는 데 제약이 뒤따르는 만큼 전 사장으로서는 고용발전 노사공동발전위원회에서 논의하는 쪽이 효율적 경영을 펼치는 데 유리하다.

노조가 일부 조합원의 노동조건이 악화되는 것을 감수하면서까지 전 사장의 행보에 힘을 실어준 만큼 경영 정상화의 책임은 이제 오롯이 그의 몫이 됐다.

전 사장은 효율적 공장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것과 더불어 타이어 판매 확대에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최근 타이어 판매에서 성과도 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 11일 기아자동차가 새로 내놓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셀토스’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타이어를 교체할 때 기존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 만큼 금호타이어는 셀토스를 앞세운 홍보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교체용 타이어(RE) 판매를 늘리는 데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셀토스가 소비자 사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어 덕을 볼 공산이 크다. 기아차는 6월26일 셀토스 사전계약을 시작했는데 13일 만에 계약대수가 5천 대를 넘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국내에서만 교체용 타이어 652만 개 팔면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를 제치고 국내 교체용 타이어시장에서 점유율 40.6%로 1위를 차지했다.

금호타이어는 비용 절감과 구조조정에 힘입어 올해 2분기에 10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전 사장이 금호타이어 경영공백을 메우며 대표에 오른 지 사실상 1분기 만인데 이를 두고 전 사장의 경영전략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낸 게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