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이 그룹을 이끌던 시기만 하더라도 세계 각국에 거점을 세워 생산능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방법으로 외형 확장이 가능했다.
하지만 정 수석부회장은 생산을 효율화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미래차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이 올해 초 시무식을 직접 주재하며 “우리 그룹은 회장님의 탁월한 리더십과 품질경영, 현장경영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자동차산업에서 유례없는 성장을 거듭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5 자동차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는 글로벌 사업경쟁력을 고도화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지속성장을 위한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런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원희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이 2월에 열린 기업설명회 ‘CEO 인베스터 데이’에 직접 나서 전기차와 수소차 확대, 미래기술 대응력 강화 등 중장기 전략을 발표한 것도 질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한 전략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차는 2004년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 200만 대를 넘은 뒤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2015년에 500만 대에 근접하는 판매량을 보였다. 하지만 이후 판매량이 뒷걸음질해 지난해 판매량은 460만 대 수준에 머물렀다.
기아차 역시 2004년 연간 글로벌 판매량 100만 대를 넘어 2015년 300만 대까지 고공성장했지만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영업이익률은 한때 10% 수준을 보였지만 지난해 기준으로 두 회사의 영업이익률은 2%대까지 떨어졌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