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올해 4분기 트룩시마와 허쥬마를 연이어 미국에 출시해 셀트리온의 실적 개선을 노린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2018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트룩시마 판매허가를 받았고 허쥬마도 2018년 12월 판매허가를 받았다. 현재 미국 판매 파트너인 ‘테바’와 출시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미국에서 성공하는 것은 셀트리온에게 매우 중요하다.
셀트리온이 2016년 미국에 출시한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가 오리지날인 존슨앤드존슨(J&J)의 ‘레미케이드’에 밀려 10%의 점유율 밖에 차지하지 못하면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허헤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레미케이드는 올해 2분기 8억100만 달러(약 9423억7650만 원)가 팔리며 탄탄한 방어력을 보이고 있다”며 “셀트리온은 2020년 새 바이오시밀러의 허가 승인 및 추가 출시가 없기 때문에 와 트룩시마와 허쥬마의 미국 판매 데이터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기대만큼 미국에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허쥬마는 경쟁해야 할 제품이 많다.
셀트리온 외에도 화이자, 마일란·바이오콘,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허쥬마와 같은 물질로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판매를 허가받았다. 시작부터 오리지날인 허셉틴 외에도 3개의 바이오시밀러와 경쟁해야 한다.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유럽에서 현재와 같이 5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첫 바이오시밀러로 시장을 선점했던 이유가 크다. 하지만 허쥬마는 경쟁제품들과 동시에 발매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판매 파트너의 역량이나 가격 등에 따라 점유율이 달라질 공산이 크다.
트룩시마도 후발제품이 바짝 추격하고 있어 안심할 수 없다.
트룩시마는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로는 최초로 미국에서 판매허가를 받아 당분간 5조 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리툭시맙시장에 선도자(퍼스트무버)로 진입하게 됐다. 하지만 화이자의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PF-05280586’이 올해 하반기 미국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셀트리온은 이르면 2020년부터 화이자와 미국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다. 글로벌제약사 암젠도 리툭시맙 바이오시밀러 ‘AMP798’의 임상3상을 진행하며 셀트리온의 트룩시마를 뒤쫓고 있다.
게다가 미국 행정부가 최근 ‘리베이트 금지 법안’을 철회하기로 결정하면서 바이오시밀러 판매 확대를 기대하던 셀트리온은 아쉬운 상황이 됐다. 미국 행정부는 리베이트를 제한해 오리지널 의약품의 독점구도를 깨고 바이오시밀러 사용을 장려하려 했지만 무산된 것이다.
서 회장은 허쥬마와 트룩시마의 실제 처방 데이터와 생산 경쟁력 등을 앞세워 미국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허쥬마와 트룩시마는 이미 2017년 유럽에서 출시돼 실제 처방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허쥬마와 트룩시마의 유럽 점유율은 각각 10%, 36%에 이르러 관련 바이오시밀러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환자의 처방 데이터가 충분해 신뢰성이 높다.
셀트리온은 생산 경쟁력에서도 경쟁업체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트룩시마와 허쥬마는 바이오시밀러 전용공장에서 대규모로 생산돼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고 있고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1공장의 생산설비를 개선해 수율도 향상됐다. 4분기부터는 5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가 새롭게 상업생산을 시작한다.
최석원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허쥬마와 트룩시마의 오리지날 의약품은 램시마의 오리지날인 레미케이드보다 가격이 각각 50%, 150%가량 비싸다”며 “따라서 허쥬마와 트룩시마의 판매 비중이 증가할수록 셀트리온은 평균 판매가격(ASP) 상승에 따른 이익률 개선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