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M&A) 시장에서 표류하던 동양파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신규 화력발전소의 진입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매력 포인트로 등장했다. 무려 8개의 회사가 인수경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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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오 동양파워 대표이사 |
동양파워 인수를 위해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은 SK가스,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대우건설, 삼탄 및 전략적 투자사 2곳, 자산운용사 1곳 등 총 8곳이라고 14일 매각주관사 삼정KPMG가 밝혔다.
동양그룹은 지난해부터 유동성 문제 해결을 위해 동양파워 매각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지지부진했던 시장 분위기와 달리 여러 곳에서 인수전에 뛰어들고 있다.
동양파워는 2011년 설립한 동양그룹의 계열사다. 이 회사의 가치가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발전소 개발 사업권을 따내면서부터다. 지난해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에서 2020년까지 1천Mw급 유연탄 발전소 2기를 기존 동양시멘트의 광산부지에 세우는 사업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동양사태로 동양그룹 전체가 급격히 기울면서 동양파워는 지난해 8월 M&A시장에 나왔다. 처음에 사업성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이어졌다. 매각가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동양그룹은 1조 원을 기대했지만 시장에서 5천억 이상의 가치를 쳐주지 않는 분위기였다. 또 발전 부지가 높은 곳에 위치해 토목비용이 많이 들고 냉각수 공급도 쉽지 않다는 점이 매력을 떨어트렸다. 결국 지난해 인수를 검토하던 곳들이 모두 뜻을 접었다.
동양파워는 최근 동부그룹으로 자리를 옮긴 여당 사무촐장 출신 최연희 회장이 대표이사로 있던 곳이다. 최 회장은 현재현 회장이 화력발전소 추진을 위해 동양파워 대표이사로 영입했으나 지난해 해임됐다. 김종오 동양시멘트 대표이사가 동양파워 대표이사를 맡아 매각을 본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동양파워는 이달 초 확정된 7차 전력수급계획 추진방안에 석탄화력 발전 사업 진입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기면서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환경규제로 석탄 화력의 허가를 얻기 힘들어지는 상황에서 삼척발전소 사업권을 획득한 동양파워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이 때문에 동앙퍄워는 M&A시장에서 주목받는 매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걸림돌은 아직 남아 있다. 오는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발전사업자 자격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사업권을 유지할 수 없다. 따라서 인수의향서를 낸 회사들은 ‘발전 사업권 승인’을 전제로 조건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또 다른 문제는 매각가격이다. 동양그룹은 동양파워의 가치를 1조 원으로 평가하고 있다. 삼척화력발전소가 준공될 경우 연 매출 1조5천억 원, 영업이익 3천억 원을 예상한다는 것이 평가의 근거다. 반면에 인수하려는 회사들은 동양파워의 지분 55%와 경영권 프리미엄의 가치를 2500억 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양쪽의 가격 차이가 크다.
하지만 8개의 회사에서 입찰경쟁에 뛰어든 만큼 매각에 물꼬가 트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발전업계 한 관계자는 “본입찰에서 입찰사들의 경쟁이 가열될 경우 예상보다 매각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높다”며 “민자 석탄사업의 희소성을 따져 바짝 욕심을 내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동양그룹도 매각성사 가능성에 대해 걱정하지 않고 있다. 얼마나 받을 것인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미래가치로 따지면 최고의 알짜매물”이라며 “매각은 문제없이 진행되겠지만 가격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대상은 동양시멘트(55%), 동양레저(25%), 동양(20%) 등 3사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100%다. 인수의향서를 낸 기업들의 예비입찰은 오는 24일에 진행되고 본 입찰은 6월2일에 실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