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6월에 판매량이 급감해 쌍용차는 공장가동을 중단하는 등 위기 수습을 위한 긴급처방을 내려야만 했다.
쌍용차는 올해 5월까지는 매달 지난해보다 높은 판매량을 내며 승승장구해왔는데 6월 판매량은 지난해 기간보다 1465대나 줄었다.
다른 완성차기업과 달리 하반기 판매 반등을 위한 카드를 쥐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쌍용차는 고심이 더욱 깊을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하반기에는 쌍용차가 독점하고 있던 픽업트럭시장에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한다. 한국GM이 8월에 출시하는 픽업트럭 콜로라도다.
콜로라도의 가격이 경쟁차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을 것으로 보이지만 북미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입증받은 만큼 소비자의 호응이 클 것으로 한국GM은 기대한다.
쌍용차는 렉스턴스포츠 브랜드로 사실상 국내 픽업트럭시장을 독점해 왔는데 경쟁차가 등장한 만큼 판매량 감소는 불가피해 보인다. 렉스턴스포츠 브랜드는 3월 이후로 4개월 연속으로 판매량이 줄어들었는데 경쟁자의 등장으로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이밖에 현대자동차는 하반기에 경형SUV 베뉴를 내놓고, 기아자동차는 K7 부분변경모델을 내놓은 데 이어 플래그십 SUV인 모하비와 소형SUV 셀토스까지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판매 반등을 노린다.
르노삼성차는 중형SUV QM6의 부분변경모델 더 뉴 QM6에 LPG모델을 내놓았는데 ‘SUV LPG차’라는 틈새 수요를 공략해 판매량을 늘리는 데 톡톡한 효과를 보고 있다. 더 뉴 QM6 LPG모델은 6월에만 1408대 팔렸는데 현재 물량 부족을 겪을 만큼 높은 인기를 끌고 있어 하반기 판매실적에도 보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쌍용차는 정부가 하반기에 추진하는 자동차산업 지원정책의 혜택을 보기도 어렵다.
정부는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내놨는데 세제혜택을 통해 자동차사업 내 투자와 소비를 늘리겠다곤 하지만 대부분 친환경차 위주로 내용이 마련된 만큼 쌍용차가 수혜를 볼 수 있는 부분이 적다.
정부는 올해 말 종료하려던 개별소비세 인하정책을 3년 연장하기로 했지만 경유차가 아닌 가솔린차, LPG차 등을 구입할 때에만 개별소비세 인하를 적용하기로 했다.
쌍용차는 그동안 SUV를 주력으로 내세우며 디젤모델에 초점을 맞춰 온 만큼 티볼리를 제외하고는 모두 경유차다. 차종 선택지나 가솔린모델 경쟁력 측면에서 본다면 다른 완성차기업 4곳보다 뒤처질 수밖에 없다.
쌍용차가 하반기에 코란도의 가솔린모델을 내놓는 만큼 판매량 반등의 여지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지금껏 코란도 디젤모델 인기에 비춰볼 때 판매량을 견인할 정도로 가솔린모델이 높은 인기를 끌 수 있을지를 놓고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코란도는 2월26일 출시된 뒤 3월부터 고객인도가 시작됐는데 3월에 판매량 2천대를 넘어선 뒤 지속적으로 판매량이 감소해 6월에는 1114대 팔리는 데 그쳤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