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미니버스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도전장을 던졌다.
15인승 미니버스시장에서 현대차 '쏠라티'는 프리미엄 수요에 특화한 벤츠 스프린터를 제외하고는 사실상 경쟁자가 없었는데 르노삼성차가 2천만 원가량 싼 '마스터'로 시장 진입에 나섰다.
27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마스터 주문물량이 예상치를 웃돌아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르노 본사와 논의를 서두르고 있다.
미니버스로 활용도가 높은 15인승 마스터는 6월3일 출시 뒤부터 고객에 인도되고 있는데 이미 확보한 물량이 소진됐다.
마스터는 출시한 지 3주 만에 사전예약 대수 450여 대를 넘겼다. 올해 1~5월 쏠라티 판매량의 1.5배에 달하는 수치다.
현대차 쏠라티는 올해 5월까지 모두 290여 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15인승은 계약이 많이 밀려있다”며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순차적으로 고객 인도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스터 가격이 쏠라티보다 2천만 원가량 저렴한 만큼 마스터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미니버스 수요가 대개 어린이집, 학원, 렌터카 등 사업자에 몰려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낮은 가격은 매력적 요인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르노 마스터 15인승의 판매가격은 4600만 원인 반면 쏠라티 15인승은 가장 낮은 트림인 스탠다드도 6103만 원, 가장 높은 트림인 럭셔리는 6489만 원에 판매된다. 쏠라티는 옵션을 제외한 가격이다.
르노삼성차는 미니버스가 어린이와 학생을 실어나르는 데 주로 쓰인다는 점에서 가격 외에도 마스터의 안전성을 강화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마스터 모든 좌석을 접이식이 아닌 고정식으로 장착하고 또 모든 좌석에 3점식 안전벨트를 제공하는 등 안정성을 높이는 데 특히 공을 들였다.
사후서비스를 강화해 수입차라는 약점에 대응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사업용으로 쓰이는 미니버스는 승용차보다 자주 운행을 하기 때문에 정비 수요가 크다. 특히 고장이 났을 때 즉각 수리가 이뤄지지 않으면 영업에 큰 지장을 받기 때문에 미니버스를 구입하는 사업자는 부품 공급이나 정비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질 지를 꼼꼼히 따지는 편이다.
르노삼성차는 마스터의 엔진과 동력부품을 비롯해 차체 및 일반부품까지 모두 3년/10만km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쏠라티의 엔진 및 동력부품에는 3년/6만km 보증을, 차체 및 일반부품에는 2년/4만km 보증을 제공한다.
다만 쏠라티와 비교해 전고가 낮고 수동변속기를 장착한 점 등은 마스터가 미니버스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미니버스의 전고는 탑승객이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편의성과도 맞물린 만큼 높은 전고를 갖춘 쏠라티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마스터의 전고는 2495mm인 반면 쏠라티는 이보다 170mm 높은 2665mm다. 쏠라티는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