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을 마련하는 데 분주하다.

JKL파트너스는 롯데그룹의 품을 떠난 롯데손해보험을 바라보는 시장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해야 한다. 
 
JKL파트너스, 롯데손해보험 자본확충으로 시장 우려 잠재우기에 온힘

▲ 정장근 JKL파트너스 대표이사.


5일 금융권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의 유상증자를 놓고 하나금융지주와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JKL파트너스는 인수금융 주선자로 하나금융지주를 선정했다.

롯데손해보험은 자본확충이 시급한 상황에 놓여있다.

금융당국이 지급여력(RBC)비율을 산출하는 데 반영하는 퇴직연금 위험액의 비중을 순차적으로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6월 말에도 이 비율이 기존 35%에서 70%로 늘어난다.

지급여력(RBC)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눈 값이다. 이 비율이 높을수록 보험회사가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능력이 좋다는 것을 뜻한다.

퇴직연금 위험액의 비중이 높아지면 요구자본이 커져 지급여력비율 하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금감원은 보험회사의 지급여력비율이 150% 미만이면 경영진 면담 등 사전관리를 시작하고 100% 미만이면 경영개선 권고 등 시정조치를 내린다. 

롯데손해보험은 퇴직연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해 금융당국의 조치에 따른 타격을 더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8년 말 기준 롯데손해보험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6조6천억 원이다. 2014년 1조 원을 넘어선 뒤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면서 ‘퇴직연금 강자’로 불리고 있다.

금융당국의 조치로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은 20%가량 하락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롯데손해보험의 3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RBC) 163.16%로 금융당국의 권고치(150%)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자본확충을 서두르지 않으면 지급여력비율이 금융당국의 권고치보다 낮아지는 것은 물론 100% 미만으로 떨어질 위험성도 있다.

롯데손해보험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JKL파트너스와 함께 추진하고 있는 일이 없다”며 “유상증자와 관련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고 말했다.

롯데손해보험 유상증자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품에 안은 뒤 첫 번째로 해결해야 할 과제다.

JKL파트너스로서는 시장에 JKL파트너스의 경영역량을 보여주고 롯데손해보험을 향한 우려를 가라앉혀야 하는 셈이다.  

롯데손해보험이 롯데그룹을 떠나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다수의 신용등급 평기기관들이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을 낮춘 바 있다.

윤소정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기존 롯데손해보험의 신용등급은 롯데그룹의 지원 가능성을 반영했던 것”이라며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을 인수하면 롯데그룹의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다소 커진다”고 분석했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의 지급여력비율을 단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데 목적을 두고 2천~3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롯데손해보험의 현황을 파악한 뒤 증자규모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JKL파트너스는 당분간 롯데손해보험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JKL파트너스가 롯데손해보험의 유상증자 계획을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시장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