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반도체기업들이 D램 재고를 축소하기 위해 공급가격을 낮추고 있어 메모리반도체 가격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D램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높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실적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으로 반도체업황에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재고 축소를 위한 저가 판매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은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어 재고가 더 쌓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현재 반도체기업들의 D램 재고 수준은 사상 최고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 연구원은 반도체기업들이 재고를 빨리 해소하기 위한 저가 판매를 늘리면서 메모리 가격 하락폭도 예상보다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D램과 낸드플래시 평균가격은 2분기에 10~15%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들어 증권사 추정치가 15~20% 수준으로 늘어나고 있다.
3분기 가격 하락폭 추정치도 기존 10% 미만에서 약 10~15%로 확대됐다.
반도체기업들이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춰 재고 감소에 주력하면서 메모리반도체에 실적을 크게 의존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도 갈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다.
황 연구원은 "반도체업황 회복시기가 지연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당분간 메모리반도체 가격을 둘러싼 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의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에 매출의 10~15% 정도를 의존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 무역분쟁의 악영향도 받고 있다.
황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올해가 아닌 내년 1분기에 저점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하락이 최소한 내년 초까지 지속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사업에서 영업이익 11조5280억 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2018년과 비교해 74% 줄어드는 수치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조277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84%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