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캐피탈을 호텔롯데나 일본 롯데홀딩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놓고 저울질을 하고 하고 있다.
2일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롯데그룹은 롯데캐피탈의 매각을 놓고 호텔롯데나 일본 롯데홀딩스에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
롯데그룹은 롯데캐피탈을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과 함께 매물로 내놨다가 올해 2월에 롯데캐피탈만 매각을 보류했다.
그 뒤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절차는 계속 진행됐다.
롯데그룹은 5월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 지분을 각각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 JKL파트너스에 팔기로 하고 주식매매계약(SPA)까지 맺었다.
하지만 롯데캐피탈의 매각을 놓고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이 올해 10월까지 금융 계열사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롯데캐피탈의 매각절차 진행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의 인수자로 한앤컴퍼니를 선정했다가 급하게 MBK파트너스-우리은행으로 바꾼 것도 10월까지 금융 계열사 매각을 마무리하기 위해서였다.
업계에서는 롯데그룹이 알짜매물로 평가받는 롯데캐피탈을 그룹 외부가 아닌 롯데지주 지주사체제 밖에 있는 롯데그룹 내 회사에 매각하려 할 것으로 바라본다.
호텔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가 유력한 롯데캐피탈 인수자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롯데캐피탈 지분 39.4%를 들고 있어 현재 롯데캐피탈의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유력한 인수후보로 꼽힌다. 게다가 롯데지주 지주사체제 밖에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도 롯데캐피탈에 애착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캐피탈은 고바야시 마사모토 일본 롯데홀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04년부터 2016년까지 이끌었을 정도로 일본 롯데홀딩스와 인연이 깊은 회사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상황을 고려하면 롯데캐피탈은 일본 롯데홀딩스에 매각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으로서는 롯데캐피탈이 호텔롯데에 매각되어야 한국 롯데그룹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롯데지주를 지주사체제의 정점으로 삼고 한국 롯데그룹에서 일본 롯데홀딩스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신 회장에 계획을 더 번거롭게 만들 수 있다.
호텔롯데는 과거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었던 회사로 현재도 롯데지주의 지분을 11.1% 들고 있어 지주사 위의 옥상옥 같은 위치에 있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 등 일본계 주주의 지분이 99%인 데다 추정 기업가치가 10조 원에 이를 정도로 덩치가 크다.
신 회장은 상장을 통해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을 낮춘 뒤 투자부문을 분할 해 롯데지주와 합병하는 방법으로 한국 롯데의 지주사체제 전환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롯데캐피탈이 호텔롯데의 계열사가 되면 호텔롯데의 지주사체제 편입 과정에서 다시 금융 계열사 지분 보유를 금지하는 공정거래법 규정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