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블루밸리산업단지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기업들이 계속 블루밸리산업단지를 외면하면 철강 위주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부품소재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포항시장 이강덕, 텅 빈 블루밸리산업단지에 기업유치 팔걷어

▲ 이강덕 포항시장.


28일 포항시청에 따르면 포항시 남구 구룡포읍·동해면·장기면 일대에 조성되는 블루밸리산업단지의 부지 분양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611만8천㎡ 규모인 블루밸리산업단지 전체 부지는 1구역과 2구역으로 나뉘어 조성된다. 

1구역은 293만9천㎡ 규모로 2014년 10월 공사가 시작돼 2019년 말 준공될 것으로 예정됐다. 

1구역이 곧 문을 여는데도 산업용지 137만2천㎡ 가운데 분양된 부지는 1만2580㎡에 불과하다. 1구역의 상업용지와 주택용지는 모두 분양됐지만 산업용지는 1%도 분양되지 않은 것이다.

이강덕 시장은 2015년 9월 블루밸리산업단지 기공식에서 “첨단 부품·소재 업체를 유치해 철강산업에 치우친 지역 산업구조를 바꾸고 환동해의 중추 산업단지로 발전시킬 것”이라는 포부를 보였지만 블루밸리산업단지의 ‘기업 입주 가뭄’이 이어지면 계획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생산 유발효과 13조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4조 원, 고용창출 4만여 명 등 경제적 효과도 자칫하면 탁상공론에 그칠 수 있다.

이 시장은 블루밸리산업단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다양한 기업 유인책을 짜내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특히 기업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정책에 무게를 실었다.

먼저 부지 분양가격을 낮춘다. 블루밸리산업단지의 산업용지 가격은 2016년 처음 분양될 당시 3.3㎡당 67만2천 원 수준으로 형성됐다. 산업단지 조성에 소요된 금액을 반영한 ‘조성원가’였다. 

그러나 기업의 참여가 미비하자 토지주택공사는 3.3㎡당 53만8천 원가량으로 10만 원 이상 가격을 낮춰 6월 안에 새로 분양공고를 내기로 했다.

이 시장은 블루밸리산업단지 안에 기업을 위한 임대 전용부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기업이 부지를 구매하지 않아도 산업단지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기업활동을 보장한다는 취지다.

블루밸리산업단지에 입주할 수 있는 업종도 추가하기로 했다. 현재 블루밸리산업단지에는 철강부품, 자동차부품, 기계부품, 선박부품 등 부품과 소재 분야 기업만 입주할 수 있다. 

이 시장은 여기에 식품업과 발전사업 등을 추가해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다. 

블루밸리산업단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대기업의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21일 서울시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을 직접 만나 블루밸리산업단지에 음극재(2차전지 소재)를 생산하는 공장을 짓겠다는 약속을 받아내 한숨을 돌렸다.

포스코 음극재 공장은 8만2500㎡ 규모로 11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0년 준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시청 관계자는 “포항시의 대표적 기업인 포스코가 블루밸리산업단지에 공장을 지으면 여러 협력업체들을 유인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시장이 포스코의 공장 설립만 놓고 안심할 수는 없다.  

포스코가 블루밸리산업단지 전체를 차지할 수 없을뿐만 아니라 음극재 공장 이후 포스코의 추가 투자 가능성도 높지 않기 때문이다. 

최정우 회장은 21일 이 시장과 만남에서 침상코크스 공장에 관해서는 포항에 설립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 시장은 추가 공장설립을 기대했으나 포스코가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들어 고개를 가로젓고 있어 다른 기업유치에 힘을 더 쏟아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