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으로 '뜨는' 희토류 테마주식 접근에 신중해야

▲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오른쪽)이 20일 장시성 간저우시를 방문해 희토류 산업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희토류를 미국과 무역분쟁에 압박수단으로 활용할 조짐이 나타나면서 회토류 테마주식에 시선이 몰린다.

그러나 증권 전문가들은 회토류 테마주식 투자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27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의 대중국 무역관세 인상과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를 향한 거래 제한조치에 맞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제한을 검토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중국대표인 류허 부총리를 대동하고 희토류의 주요산지이자 가공산업의 중심지인 장시성 간저우를 방문해 희토류 생산업체를 시찰했다. 

시 주석이 류허 부총리까지 대동하고 희토류 생산업체를 시찰한 것은 희토류를 미국과 무역분쟁에서 '무기로 삼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2010년 일본과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이 일어나자 일본을 향한 희토류 수출을 중단한 적이 있다”며 “이번에도 자원을 무기화 하는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희토류는 독특한 자기적 성질이 있어 자기부상열차, 컴퓨터 등 첨단산업에서 기억소자에 활용된다. 세계적으로 매장량은 풍부하나 경제적 채굴이 가능한 형태로 존재하는 사례가 드문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자료에 따르면 2018년을 기준으로 세계 희토류의 생산량은 17만 톤이었는데 이 가운데 71%에 해당하는 12만 톤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또한 미국이 연간 수입하는 희토류 11만 톤 가운데 80%가 중국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중국의 희토류 자원 무기화정책이 현실화되면 희토류 자원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하는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표적 기업으로 쌍방울과 혜인이 꼽힌다.

쌍방울은 러시아연방 부랴트공화국과 희토류 공동개발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이 보도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바이칼호의 남동쪽에 위치한 러시아연방 부랴트공화국은 남한의 3.5배에 이르는 국토를 보유하고 있으며 천연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희토류, 금, 텅스텐 등 지하자원과 목재가 풍부해 자원개발 잠재력이 매우 크다고 평가받는다.

쌍방울 관계자는 “부랴트공화국과 체결한 이번 업무협약은 중장기적 관점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앞으로 희토류 자원탐사 등 구체적 사항을 조절하는 절차를 부랴트공화국과 밟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혜인은 희토류의 대체제가 될 희귀금속을 생산하는 혜인자원에 51% 지분을 투자하고 있다고 알려져 시장에서 관심을 받고 있으나 취재결과 잘못된 부분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혜인 관계자는 “혜인자원은 희토류의 대체제가 아닌 구리몰디브덴을 채굴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사업을 접은 것은 아니지만 현재 구리몰디브덴 채굴을 중단한 상태”라고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희토류와 같은 자원 관련주들은 사업검증이 쉽지 않기 때문에 투자를 할 때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민사영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희토류와 같은 자원 관련 사업은 구체적 진척 상황이나 매장량 규모 등에 대해선 정확하게 확인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테마주로 가볍게 접근하는 것보다는 신중하게 점검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