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이사 사장이 유한양행의 ‘매출 2조 원 클럽’ 입성을 위해 사업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사장은 건강식품, 화장품에 이어 치과사업에도 진출하며 비제약부문을 키우고 있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 사장이 비제약부문에서 유한양행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 사장은 화장품사업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2일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통해 스킨케어 제품 ‘디어리스트’를 출시했다. 2017년 12월 유아용 화장품 전문기업인 유한필리아를 세운데 이어 성인 화장품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유한양행은 2018년 10월 화장품 주문자표시생산(OEM)기업 코스온의 지분 13.37%를 확보해 최대주주에 오르기도 했다. 코스온은 홍콩과 상해 등에 화장품 판매 자회사를 두고 있어 유한양행은 코스온을 통해 중국 화장품시장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코스온은 뉴오리진의 화장품 제품을 생산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이 사장은 2018년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뉴오리진’을 내놓았고 임플란트 제조업체 워랜텍 지분 35%를 인수하며 치과사업에도 진출했다. 현재 워랜텍은 유한양행에서 상무를 지낸 이종홍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이 비제약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은 외연을 확대해 경쟁력을 높이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한양행은 최근 신약 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유한양행의 연구개발 투자금액은 2017년 1040억 원에서 2018년 1100억 원으로 증가했다. 올해도 1600억 원~1700억 원가량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신약 연구개발비용은 조 단위의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충당하려면 안정적 매출원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국내 제약시장은 협소해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 국내 의약품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1%에 못 미치는 등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한양행은 2018년 전체 매출의 91%를 의약품 판매로 거뒀다.
이 대표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외형을 불려 안정성을 확보한 뒤 신약 개발 등 본업인 제약사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유한양행의 브랜드 힘을 내세워 화장품사업 등에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제조기술은 화장품 개발에 활용될 수 있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화장품사업을 시작하기 쉬운 측면이 있다. 소비자들이 제약기업의 기술력을 향한 믿음이 크다는 점도 제약기업들의 화장품사업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코스메슈티컬시장이 커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코스메슈티컬이란 의약품과 화장품의 합성어로 화장품에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가미한 기능성 화장품을 말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코스메슈티컬시장 규모는 2017년 약 50조7600억 원이었으며 매년 10%가량 성장하고 있다.
건강기능식품시장도 커지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는 국내 건강기능식품시장 규모가 2016년 3조5563억 원에서 2018년 4조2563억 원으로 성장했다고 추산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화장품사업 등 비제약사업을 한지는 이미 오래됐다”며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