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틸렉스의 면역항암제 ‘앱비앤티셀’ 임상시험이 중단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권병세 유틸렉스 대표는 안정성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며 미흡한 점을 보완해 조속히 임상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5일 유틸렉스에 따르면 권 대표는 앱비앤티셀 임상시험 중단사태를 진화하는 데 온힘을 쏟고 있다.
권 대표는 24일 저녁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 “앱비앤티셀의 기술력이나 안정성에 문제가 있어서 임상이 중지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적한 사항들은 모두 소명 또는 보완 가능한 사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틸렉스는 19일 식약처로부터 앱비앤티셀 1/2상 임상시험을 중지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식약처의 불시 실태조사에서 임상시험에 혈액을 제공한 공여자 이름의 이니셜이 잘못 기록한 것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앱비앤티셀은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면역항암제다.
앱비앤티셀은 NK/T세포림프종 치료제로 개발되고 있다. 면역세포인 NKT세포를 활용해 혈액암의 하나인 림프종을 고치는 방식인데 국내에서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유틸렉스의 T세포(면역세포)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가장 임상단계가 앞서있다.
앱비앤티셀은 환자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암을 치료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권 대표는 “앱비앤티셀은 임상1상에서 8명의 말기암 환자에게 투약됐지만 가장 심했던 부작용이 두통일 정도로 수많은 항암제, 면역항암제를 통틀어 월등히 안전하다”며 “8명의 말기암 환자 가운데 2명은 완치판정을 받았고 5~6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해 있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당초 글로벌 임상까지 진행해 2022년 앱비앤티셀을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임상 중단사태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비록 절차상의 문제지만 앱비앤티셀의 임상데이터 신뢰도에 흠집이 날 수 있다는 점에서 가볍게 볼 사안이 아니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로 변화된 식약처의 태도 때문에 일반적 이의 제기나 소명의 기회조차 없이 먼저 임상을 중단한 뒤 이의 신청이 진행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권 대표는 임상시료를 다시 만드는 방안 등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을 거치면 임상재개까지 약 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보사 사태로 바이오기업을 향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어서 권 대표는 이번 임상 중단문제를 말끔히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일각에서는 유틸렉스가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을 할 때 데이터가 좋지 않은 혈액 공여자를 제외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는 사태가 커질 가능성도 있다.
유틸렉스는 “문서화 과정에서의 단순한 필적문제일 뿐 임상상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시 임상을 재개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틸렉스는 권 대표가 2015년에 세운 항암면역 치료제에 특화된 바이오기업이다. 권 대표는 울산대학교 화학생명과학 교수를 지냈고 세포면역학 분야에서 세계적 권위자로 꼽힌다.
유틸렉스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4억 원, 영업손실 137억 원, 순손실 131억 원을 냈다. 25일 종가 기준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는 52위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