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가 성장세를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마켓컬리는 외형 성장을 거듭하며 몸집을 불리고 있지만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을 두고 유통대기업의 공세가 거세지고 있어 수익성 악화와 함께 성장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24일 마켓컬리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최근 투자받은 1천억 원의 자금을 활용해 마켓컬리 운영체계 정비에 힘을 쏟는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물류센터를 추가로 확보하고 정보통신기술(IT)과 관련된 인원을 늘려 마켓컬리가 보유한 수요 예측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켓컬리의 새벽배송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운영체계에서 나온다.
마켓컬리는 수요예측부터 물류센터 관리, 자동배차에서 배송까지 이어지는 운영체계를 구축했다.
마켓컬리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예측하는 시스템인 ‘데이터 물어주는 멍멍이’를 이용해 고객의 주문을 미리 파악하고 상품을 발주한다. 주문한 상품이 물류센터에 입고되면 물류관리시스템을 통해 실시간으로 재고를 파악한다.
마켓컬리는 이런 운영체계를 통해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에서 상품 폐기율을 1% 미만으로 유지하며 신선도를 확보하고 업계 최초로 새벽배송을 시작할 수 있었다.
마켓컬리는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7시까지 배송하는 샛별배송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쌓았다.
그 결과 마켓컬리는 꾸준히 매출이 늘어 설립 3년 만인 2018년에 매출 1571억 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매출이 3배 넘게 증가했다. 마켓컬리가 설립된 2015년에 마켓컬리가 거둔 매출 29억 원보다 50배 넘게 늘어났다.
마켓컬리의 공격적 마케팅으로 새벽배송시장은 인지도가 높아지며 그 규모도 점차 커졌다. 현재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시장의 규모는 4천억 원 정도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이 가운데 매출 기준으로 시장 점유율 40%를 차지하며 1위다.
하지만 대기업의 공세가 거세지며 마켓컬리의 이런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마켓컬리는 아직 서울, 경기, 인천에만 새벽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대형 유통기업들은 이미 전국적으로 갖춰진 물류망과 기존 회원들을 바탕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새벽배송시장에서 쉽게 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켓컬리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려나가기 위해서는 물류센터에 추가적으로 투자하며 서비스 대상지역을 점차 확대해야 하지만 문제는 자금이다.
마켓컬리는 2018년에 영업손실 336억7646만 원을 냈다. 2017년보다 영업손실이 172% 늘어났다. 2015년 설립된 뒤 마켓컬리의 4년 동안 누적 적자는 602억 원에 이른다. 마켓컬리가 지속적으로 투자를 유치하고 있지만 적자폭은 더 커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마켓컬리의 포장비가 지나치게 높아 수익성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벽배송의 특성상 상품의 신선도를 확보하기 위해 다른 유통기업보다 포장비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마켓컬리는 포장비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
마켓컬리의 2017년 판매관리비는 250억 원으로 이 가운데 포장비는 38%인 95억 원에 이른다. 2018년에는 판매관리비 가운데 포장비 비율이 더 늘어 42.8%로 높아졌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것도 소비자의 충성심이 중요한 온라인 신선식품시장에서 마켓컬리의 성장을 위협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마켓컬리의 상품 매진이 너무 잦다는 불만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마켓컬리는 상품 폐기율을 1% 미만으로 설정해두고 상품 발주량을 조절하기 때문에 상품 매진이 잦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잦은 매진을 두고 소비자들의 불만이 제기된 것은 알고 있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쏟아 정보통신 인력을 확충해 운영체계를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상품 공급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영업이익을 내기보다 물류량을 확대해야 할 때”라며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해 외형 성장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