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이마트 온라인사업을 두고 시장에서 회의적 시선이 늘어나고 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마트 온라인 성장률은 두 자릿수 초반까지 낮아져 회복이 더딘 상태”라며 “당분간 성장률 개선을 위해 마케팅 경쟁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온라인사업 성과에 관한 기대 이전에 비용부담 리스크가 우선 부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상반기즈음까지만 해도 온라인사업이 가파르게 성장해 주가를 견인하는 기대주 노릇을 했다. 그러나 오프라인 대형마트 업황이 내리막 길에 접어든 와중에 온라인마저 경쟁이 더욱 심화하면서 상황이 예전같지 않아졌다.
지난해 이마트는 할인점 부진 탓에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0.9% 급감하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지난해 네 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이 후퇴한 것은 이마트 창립 26년 만에 처음이었다.
더 큰 문제는 온라인사업 성장성이 불투명해졌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대형마트는 수년 째 ‘지는 해’로 지목된 만큼 추가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고 온라인 등 신사업에 미래를 걸어야 한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통합법인 'SSG닷컴' 설립을 공식화한 자리에서 “그동안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담당해왔다면 앞으로 온라인 신설법인이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그룹의 핵심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채널로 키우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상황은 여의치 않다. 특히 쿠팡 로켓프레시, 마켓컬리, GS프레시 등이 새벽배송으로 이마트몰의 신선식품 판매를 위협하고 있다.
회사원 김모(35세)씨는 최근 반년 동안 이마트 쓱닷컴 회원등급이 ‘골드’에서 ‘브론즈’로 두 단계나 떨어졌다. 다른 온라인쇼핑몰을 이용하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쓱닷컴에 발걸음이 뜸해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예전에는 식료품을 배송받으려면 이마트몰이 제일 편했지만 요즘은 쿠팡이나 마켓컬리 등을 주로 쓴다”며 “이마트 예약배송제는 원하는 배송시간이 마감되면 밤 늦게 물건을 받아야 하지만 쿠팡 로켓프레시는 자정, 마켓컬리는 오후 11시 전에만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에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쿠팡은 2월 신선식품 새벽배송인 로켓프레시 서비스 지역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쿠팡이 현재 다루는 신선식품 SKU(상품 재고 관리 단위)는 8200개로 이 가운데 2400개를 로켓프레시로 구매할 수 있다. 쿠팡이 신선식품 종류를 계속 확대하면 이마트몰이 설자리는 더 좁아질 수도 있다.
최근에는 이마트 주가가 급락해 정 부회장이 240억 원을 들여 3년 만에 이마트 주식 매수에 나서기도 했다.
정 부회장이 2월 월마트 미국 법인의 그레그 포란 CEO를 만난 점도 이런 위기와 무관하지 않아보인다. 월마트는 2010년 이커머스사업부를 오프라인과 분리한 이후 온라인 매출이 매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월마트의 온라인시장 점유율은 6년만에 4배 정도 성장했다.
정 부회장 역시 온라인 통합법인 SSG닷컴을 통해 온라인사업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SSG닷컴은 3월 출범과 동시에 공격적 마케팅을 계획해 뒀다. 수도권 배송효율을 높이기 위해 하반기 김포에 온라인전용센터(NE.O 003)를 열고 전국 이마트 점포 100여 곳에 있는 P.P(집품 및 포장, Picking and Packing)센터의 배송기능도 확대한다. 올해 SSG닷컴의 매출목표는 3조1천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29%나 높여잡았다.
남성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마트는 온라인 점유율 확대를 위해 과감한 프로모션이 본격화하면서 상반기에 수익성보다는 외형 확대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며 "예상보다 영업환경이 어려워 단기적 실적 부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