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단거리 위주의 제주항공부터 아시아나항공의 중거리 노선까지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유력한 후보로 지목된다.
애경그룹이 제주항공을 인수한다면 국제노선을 쉽게 확보할 수 있어 제주항공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제주항공이 중단거리 노선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중단거리 노선 확대와 항공기단이 늘어 국내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격차를 벌려 생존경쟁에서 벗어나 안정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며 “반면 다른 저비용항공사들은 제주항공과 규모의 경쟁에서 크게 밀리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항공업계는 규모의 경제가 크게 작용하는 분야로 꼽힌다. 제주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품게 된다면 다른 저비용항공사와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2018년 11월 5조 원 규모의 B737-MAX 항공기 50대(확정구매 40대, 옵션구매 10대)를 2022년부터 차례로 건네받는 구매계약을 체결해 중단거리 노선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을 세웠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당시 계약을 놓고 “이번 B737-MAX 도입계약은 원가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선도하는 대표적 국적항공사로 성장하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자로 SK, 한화 등 여러 대기업들이 거명되고 있지만 항공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는 곳은 현재로서 애경그룹이 유일하다.
채 부회장은 제주항공이 어려울 때 면세사업을 매각하는 승부수를 던질 정도로 항공사업을 향한 의지가 크다고 평가 받는다.
채 부회장은 제주항공이 2009년 초기 투자비용과 적자 부담으로 더 이상 차입금을 늘리기 힘들어지면서 면세점사업과 제주항공, 둘 가운데 하나는 내려놔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을 때 제주항공을 선택하면서 항공사업에 강한 의지를 보여왔다.
채 부회장은 2009년 제주항공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면세점사업을 롯데그룹에 매각했다.
채 부회장이 그동안 제주항공을 뚝심있게 키워냈지만 애경그룹 차원에서 결단이 이뤄져도 현실적으로 매각대금을 마련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선도 받는다.
애경그룹의 지주사인 AK홀딩스는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유동자산 규모는 1조3천억 원 수준이다. 비유동자산을 포함하면 3조 원 수준이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유동부채 규모가 2018년 12월 말 기준으로 3조2794억 원으로 애경그룹이 감당하기 어려울 수 있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이 보유한 지분 33.47%에 경영권 프리미엄, 추가 유상증자 비용 등을 모두 합치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데 1조5천억 원 내외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고 있다.
애경그룹 관계자는 “아직까지 그룹 차원에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놓고 공유된 내용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