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에 게임회사들이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데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모바일게임이 게임산업의 주축을 이루게 되면서 게임회사들이 신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엔씨소프트는 1998년 출시한 '리니지'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모바일판 '리니지M'을 개발한 뒤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 |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모바일게임시장은 PC온라인게임 지식재산권이 없으면 크게 흥행하기 어렵다”고 바라봤다.
모바일 환경의 특성상 게임에 몰입하기보다는 짧게 즐기는 방식으로 게임을 소비하고 PC보다 성능이 낮은 모바일기기에 맞춰 캐주얼게임 위주로 공급이 이뤄지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넥슨과 엔씨소프트 등 1세대 게임회사들은 PC온라인게임으로 지식재산권을 강화해왔다.
넥슨은 ‘크레이지아케이드BnB’와 ‘카트라이더’, ‘바람의나라’ 등을, 엔씨소프트는 ‘리니지’를 20년 정도 전에 내놨다. 해외 게임으로는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 ‘디아블로’ 등이 오랜 기간 PC온라인게임으로 지식재산권 충성도를 쌓았다.
그러나 모바일게임을 전문으로 개발하는 게임회사들은 새로운 지식재산권을 개발하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넷마블은 한국 게임회사 가운데 넥슨 다음으로 매출을 많이 올리지만 매출 기여도가 높은 게임들은 대부분 외부 지식재산권을 활용한다.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와 3위에 각각 올라 있는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과 ‘리니지2 레볼루션’은 모두 엔씨소프트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만들었다.
정 연구원은 “PC온라인게임 지식재산권이 부재한 넷마블은 서서히 모바일게임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애니팡’으로 급격하게 성장한 선데이토즈 역시 최근 ‘위베어 베어스’와 ‘디즈니’ 등 외부 지식재산권에 크게 의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계열사의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하고 있지만 자체 개발에 성공한 지식재산권은 아직 없다.
이런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모바일게임회사뿐 아니라 PC온라인게임을 운영하는 회사들도 각기 다른 전략으로 지식재산권을 확보하고 있다.
컴투스와 펄어비스, 넷마블, 카카오 등은 인수합병을 통해 지식재산권 확보에 속도를 낸다.
컴투스는 3월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개발사 마나코어와 노바팩토리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맺었다. 2월에는 스토리게임 개발사 데이세븐을 인수했다.
펄어비스도 지난해 9월 아이슬란드 게임회사 CCP게임즈를 인수했다. CCP게임즈 ‘이브온라인’을 개발했는데 ‘이브’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의 누적 가입자 수는 4천만 명에 이르며 관련 소설도 11권 넘게 발간됐다.
정경인 펄어비스 대표이사는 “펄어비스는 세계적으로 주요한 게임회사가 될 것”이라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권 확보가 중요한데 펄어비스도 신규 지식재산권을 만들겠지만 글로벌 지식재산권을 이미 개발한 회사를 인수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 넥슨은 18일 새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트라하’를 출시해 신규 지식재산권 확보에 나선다. |
넷마블과 카카오는 넥슨 인수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강력한 지식재산권을을 보유한 게임회사들도 지식재산권 증대에 힘을 쏟는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4월 ‘스푼즈’ 캐릭터를 출시했다. 게임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캐릭터를 만든 게 아니라 캐릭터를 먼저 내놓은 뒤 이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한다는 점이 독특하다.
엔씨소프트는 4일 스푼즈 광고모델로 아이돌그룹 뉴이스트를 선정했으며 27일 신사동 가로수길에 ‘스푼즈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
넥슨은 새 지식재산권을 확보하는 데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넥슨은 18일 새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트라하’를 출시한다.
넥슨은 모바일기기의 성능이 PC 수준에 가까워지면서 PC온라인게임을 거치지 않고 모바일게임에서 바로 지식재산권 충성도를 이끌어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트라하는 갤럭시S7, 아이폰6S 이상의 성능을 갖춘 기기에서 구동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