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에 사용될 5G통신반도체를 비싼 가격에 공급할 수 있다고 외국언론이 분석했다.
3일 전자전문매체 폰아레나에 따르면 애플은 2020년 출시할 5G 아이폰의 통신반도체 수급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애플은 통신반도체 공급사였던 퀄컴과 기술 특허를 놓고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거래를 끊은 뒤 지난해 출시한 아이폰에 모두 인텔의 통신반도체를 사들여 탑재했다.
하지만 폰아레나는 "인텔의 통신반도체는 성능 측면에서 경쟁사에 뒤처진다"며 "애플이 다른 선택지를 고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애플 등 스마트폰업체에 5G 통신반도체를 공급할 능력을 갖춘 반도체기업은 퀄컴과 인텔을 제외하면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 미디어텍 정도에 그친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중국과 무역분쟁을 벌이며 보안 문제를 들어 화웨이 장비의 사용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아이폰에 화웨이의 통신반도체 탑재를 추진할 가능성은 낮다.
미디어텍의 통신반도체 역시 아이폰에 탑재하기는 기술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폰아레나는 애플이 결국 삼성전자의 통신반도체를 아이폰에 탑재하는 방안을 고려할 공산이 크다며 삼성전자가 애플에 비싼 가격으로 통신반도체를 공급할 가능성도 높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삼성전자 이외에 현실적으로 다른 선택지를 찾기 쉽지 않아 삼성전자가 통신반도체 공급협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애플이 자체적으로 통신반도체를 개발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막대한 비용과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스마트폰업체보다 5G 스마트폰 출시가 크게 늦어질 수도 있다.
폰아레나는 관계자를 인용해 애플이 최근 삼성전자에 5G통신반도체 공급 가능 여부를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통신반도체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사업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최근 연구개발과 생산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 삼성전자가 개발한 5G 통신반도체와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
애플에 통신반도체 공급이 확정된다면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적 공급체제를 갖춰 반도체사업에서 실적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이폰용 올레드패널 공급 초반에 올레드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앞세워 패널 가격을 높여 받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폰아레나는 삼성디스플레이가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까지 올레드 패널을 모두 독점적으로 공급할 가능성이 있다고 바라봤다.
애플이 아이폰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전자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주요 부품에의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애플 5G 아이폰이 부품 원가 상승으로 비싼 가격에 출시된다면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사업에서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돼 판매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