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공정경제를 비롯한 문재인 정부의 경제기조를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은 26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의 선순환을 위하여’ 토론회 기조연설에서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공정경제 기조는 흔들림 없이 가지만 경제현실에 맞춘 유연한 조정도 충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6일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공정경제와 소득주도성장의 선순환을 위하여'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2019년 경제정책에서 부쩍 강조되는 ‘경제의 활력 제고’를 놓고 기존 경제기조가 바뀌거나 후퇴하는 것보다는 현재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필요하다는 뜻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정경제 입법과 관련해서도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통합감독법을 개별적으로 크게 개정하는 것보다는 경쟁법 전체가 합리적으로 작동할 시스템 구축에 고민해야 한다고 봤다.
김 위원장은 “집행도 준수도 할 수 없는 법률은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악법”이라며 “엄정하게 집행하고 준수할 수 있는 여러 법률의 합리적 체계를 고려해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위와 중소벤처기업부 고용노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경제부처 사이의 칸막이가 높은 상황에서 협업을 통해 경제민주화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최근 유럽 출장에서 독일 연방카르텔청장을 만나 나눈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경쟁당국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평평한 운동장’ 만들기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9년 경제민주화의 중요한 초점은 보고서에만 있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체감하는 성과를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일상에서 체감하는 성과를 내야 하는 분야로 하도급거래 관행의 개선을 들었다.
그는 “하도급거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보복이 많다”며 “산업재해 사고가 나면 원사업자가 제재를 받으니 (원사업자가) 산업재해 처리를 못 하게 만드는 관행은 보고서상으로 살펴볼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사회적 대타협기구의 택시-카풀 합의안을 놓고도 “정부가 책임 있게 해결해야 할 문제를 사회적 교섭의 틀에 맡기는 일은 옳지 않다”고 바라봤다.
이번 토론회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의 산하 기구인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가 주최했다. 김 위원장 외에
홍장표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장, 이제민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기식 더불어민주당 더미래연구소 정책위원장 등이 참여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