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신형 쏘나타의 출고를 늦추고 있는 것을 놓고 소비자들의 시선이 갈리고 있다.

단순히 바람소리(풍절음) 등 ‘감성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출고를 지연하고 있을 리 없다는 의구심 섞인 목소리가 주류를 이루지만 현대차가 과거와 다르게 품질문제 해결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폭넓게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 새 쏘나타 출고 지연, 신뢰와 불신 기로에서 '결단'인가

▲ 현대자동차 '8세대 쏘나타'.


2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신형 쏘나타 출고 지연 조치가 앞으로 현대차 이미지에 어떤 영향을 줄지 미리 단정하기 어렵다.

현대차는 쏘나타를 본격적으로 판매하기 시작한 21일경 차량의 소음과 진동 등에 다소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되자 쏘나타 생산을 잠정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는 차량 생산 중단과 관련해 “운전자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는 감성적 소음, 미세 진동 등과 관련한 성능문제로 차량을 정밀하게 검수하면서 출고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생산 중단이 아니라 지연이라는 설명이다.

현대차가 쏘나타 출시 당일인 21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시승행사를 진행했을 때 차량의 풍절음이 거세다는 점 등이 개선돼야 할 부분으로 지적됐던 만큼 현대차의 해명도 합리적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운전자의 개인적 판단에 좌지우지되는 차량의 소음만을 놓고 생산 중단을 결정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현대차의 대처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온라인 쏘나타 동호회 등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다.

쏘나타를 시승한 기자들 사이에서 엔진의 소음과 진동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반응이 다수 나왔다는 점을 놓고 소비자들은 현대차의 대응이 미심쩍다고 바라본다.

설계 단계의 결함은 아니더라도 양산 단계에서 일부 실수가 발생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생산을 잠시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차는 “성능이나 안전 관련 문제는 절대 아니다”며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세타2엔진의 결함을 알고도 이를 쉬쉬하며 내부적으로 조용히 개선한 사례가 있어 소비자들의 의구심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반면 현대차의 이번 조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현대차가 신차 출시에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생산 중단조치를 내린 것은 품질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신차에 일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심각한 결함이 아니라면 차를 일단 출고해 고객에게 인도하는 것이 회사로서는 유리하다. 신차 출시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서라도 판매 초기에 악재를 피하는 것이 중요할 수 있다.

하지만 현대차가 ‘감성 품질’을 들어 쏘나타 생산을 중단하고 차량 검수를 꼼꼼하게 진행하겠다는 것은 그만큼 모든 리스크를 짊어지겠다는 의지로도 볼 수 있다.

물론 현대차가 자발적으로 생산 중단 사실을 알린 것은 아니다.

하지만 24일 현대차 생산 중단 사실이 대대적으로 알려지자 현대차는 별도의 입장자료 등을 내는 한편 차량 구입 고객들에게도 인도 지연 문제를 적극 해명하고 있다. 

현대차는 5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쏘나타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고객 눈높이에 맞춰 차량의 감성적 만족도 제고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 "절저한 점검" "완벽히 조치할 예정" 등의 표현을 쓰면서 대응하고 있다. 성능이나 안전문제가 아니라 완벽한 품질을 위한 추가적 노력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과거 제네시스 EQ900도 감성 품질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 철저히 점검하는 과정에서 출고가 지연된 사례가 있다는 사실도 들었다.

현대차는 출고 뒤에 소음과 진동의 문제를 개선한 차량을 고객들에게 판매하는 일은 절대 없다고도 못박고 있다.

현대차는 “고객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감성적 문제를 조치한 차량을 고객에게 출고하지 않고 회사 업무용 등 전량 내부 용도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