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이 주민들과 함께 포항 지진의 원인으로 밝혀진 지열발전소 폐쇄운동에 들어갔다.

20일 포항 지진 정부조사연구단에 참여한 해외조사위원회에 따르면 포항 지진은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로 드러났다.
 
포항시장 이강덕, 지진 낳은 지열발전소 폐쇄운동 들어가

▲ 이강덕 포항시장.


해외조사위원회는 “포항 지열발전소에서 지열발전을 위해 지하에 압력이 높은 물을 주입하면서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가 활성화한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지열발전이 포항 지진을 촉발했다”고 밝혔다.

이강덕 시장은 이날 발표된 조사결과로 포항 지열발전소 폐쇄를 주장하는 데 필요한 과학적 근거를 확보했지만 조사결과와 상관없이 지열발전소의 문을 닫아야 한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힌 지 오래다.

그동안 지열발전소가 지진 발생의 원인으로 꼽히면서 건물 추가붕괴 우려, 원자력발전소 고장 문제제기 등 지역 주민들에게 공포감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이 시장은 “지열발전소가 지진의 원인이라면 당연히 폐쇄해야 한다”며 “지진의 원인이 아니라 해도 지진이 일어난 곳에 더이상 발전소를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지열발전소 폐쇄를 요구하기로 했다. 

또 시민들과 협의해 지열발전소 사업을 주관한 정부에 대규모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포항 지진에 따른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서다.

행정안전부는 포항 지진으로 재산피해 672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했다. 한국은행은 피해 규모가 3300억 원가량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정신적 피해는 계산되지 않은 금액이다. 

포항시민 50만 명 모두가 소송 당사자가 될 수 있고 포항 지진의 여진으로 발생한 피해도 보상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피해보상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 지진 피해자로 구성된 포항지진 범시민대책본부도 이날 성명을 내고 지열발전소 건설에 책임을 묻기 위한 국회 청문회 개최를 요구했다. 

모성은 범시민대책본부 공동대표는 “이번 조사결과로 포항이 지진도시 이미지를 벗어 버릴 수 있게 됐다”며 “이제 손해배상 소송에서 주민들이 무조건 승소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 지진은 2017년 11월15일 포항시 북구 북쪽 9킬로미터 지점에서 규모 5.4로 발생했다. 한국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2번째로 큰 규모였다.

포항 지진이 발생하기 전 포항 지열발전소는 심부지열발전을 시범적으로 진행했다. 심부지열발전은 지하 4~5킬로미터 지점까지 구멍 2개를 뚫고 한쪽에 물을 주입한 뒤 지열로 뜨거워진 물을 끌어올려 터빈을 돌리는 방법이다.

이후 심부지열발전이 지진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부는 발전소 운영을 중단하고 조사단을 꾸려 원인 규명에 나섰고 20일 조사단의 공식 발표가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