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이 정부에서 주도하는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서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찾는다.

효성중공업은 분산전원이나 수소충전소 등 신재생에너지 기술 개발에 힘써왔는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과 맞물려 관련한 사업의 본격 성장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효성중공업, 기술력 키워 정부 신재생에너지사업에서 기회 잡아

▲ 김동우 효성중공업 대표이사.


14일 효성중공업에 따르면 그동안 공을 들인 전압형 고압직류송전(HVDC) 기술이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43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의 국산화 프로젝트를 국책사업으로 내걸었는데 이를 효성중공업이 주도하게 됐다.

이를 위해 효성중공업은 13일 한국전력 전력연구원 등 16개 기관 및 기업과 함께 한국전기연구원과 대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기술 국산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효성중공업은 이미 소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 대형화 프로젝트에 주요 주체로 참여하게 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경쟁사인 LS산전이나 KAPES(한국전력과 제너럴일렉트릭의 합작사) 등을 제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더욱 크다.

효성중공업은 2021년까지 120킬로볼트(kV), 200메가와트(MW)의 대규모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은 기존의 전류형 송전 기술이나 교류송전 기술과 달리 전력의 양방향 교환이 가능해 분산전원에 특화된 기술로 평가받는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정부가 육성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발전은 모두 석탄화력발전이나 원자력발전보다 소규모로 전압형 고압직류 송전설비에 기반한 분산전원 구축이 요구된다.

효성중공업은 지난 2016년 12킬로볼트, 20메가와트의 전압형 직류송전 기술을 개발한 뒤 2018년 2월 제주도 풍력발전 실증단지에 기술을 적용해 실증까지 마쳤다.

효성중공업은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기술을 앞세워 새로운 사업기회도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8년 8월 발표한 제8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전압형 고압직류송전 변전설비의 2023년 설치량 전망치는 2만7900메가볼트암페어(MVA)로 2016년 설치량인 700메가볼트암페어의 40배 수준이다.

효성중공업이 이미 기술 개발을 위해 국책사업에 참여한 만큼 변전설비의 설치도 상당 부분 담당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주도하는 수소경제에서도 효성중공업을 향한 기회의 문이 열렸다.

앞서 8일 수소충전소 설치를 위한 민간 특수목적법인 ‘하이넷’이 법인 설립을 마쳤다. 효성중공업을 포함해 모두 13개 회사가 하이넷에 참여했다.

지난 1월 정부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2022년까지 수소충전소 310곳을 설치한다는 목표를 밝혔는데 하이넷이 그 가운데 100곳을 맡게 된다.

현대자동차나 SK가스 등 규모가 큰 회사들이 하이넷에 함께 참여하고 있지만 효성중공업은 수소충전소 관련 기술력에서 크게 앞서 있는 만큼 상당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수소충전소 28곳 가운데 12곳을 설치한 공사실적 1위 회사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3분 급속충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효성중공업은 효성그룹의 기술 국산화정책이 잘 드러나는 회사다.

국내 최초이자 세계 3번째로 전압형 HVDC장비의 기반 기술인 ‘모듈형 멀티레벨 컨버터(모듈형 다단계 전력전환장치)’를 개발한 뒤 이를 스태콤(정지형 무효전력 보상장치)에 활용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2015년 인도 전력청과 파나마 송전청으로부터 3천만 달러(350억 원가량) 규모의 스태콤 설치사업을 수주해 2016년 완료하는 성과를 거뒀다.

수소충전소와 관련해서도 냉각 시스템, 압축 시스템, 충전기 등 수소압축기 본체를 제외한 대부분의 설비를 잇달아 국산화하며 기술 내재화에 성공했다.

효성중공업은 2008년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수소충전소를 지었는데 당시 기존의 국내 수소충전소들보다 충전시간을 2배 단축하는 기술을 선보였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정책이 효성중공업에게 좋은 기회가 되고 있다”며 “관련 사업의 기술을 모두 내재화해 세계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계속해서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