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큰 산을 넘었다.

정 사장은 기존의 태도에서 한 발 물러나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해소했다.
 
[오늘Who] 정재훈, 한수원 '정규직 전환' 큰 산 넘고 노사갈등 봉합

▲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14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정 사장을 두고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가 제기한 부당노동행위 등 혐의와 관련한 고소가 모두 취소됐다.

정 사장은 한국수력원자력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공연대노조와 마찰을 빚으면서 고소를 당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었다.

하지만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공공연대노조와 정규직 전환방식에 합의하면서 정 사장도 부담을 내려놓게 됐다.

정 사장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번 합의로 발걸음이 가볍다며 “그동안 수고해 준 양측 실무자 모두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 사장과 노조는 이전까지 정규직 전환 절차를 두고 이견을 보였다. 정 사장은 900여 명의 특수경비노동자를 필기시험을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정했지만 노조는 단순노무직역은 심사를 최소화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한국수력원자력의 전환방식은 정부의 지침을 따르지 않는 것이라며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와 고용노동부, 국가인권위원회 고발 및 시정요구 등을 추진하겠다고 대응했다.

결국 전환방식을 논의해오던 노사 및 전문가협의회가 중단되고 노조는 농성 및 법적 대응까지 나서면서 국면이 경색됐다.

그러나 정 사장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한 발 물러서면서 갈등이 봉합됐다. 

한국수력원자력과 공공연대노조는 일반과 경비 분야 비정규직 2053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애초 제시된 필기시험 등은 없애고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최소한 면접 절차를 거쳐 자회사에서 고용하기로 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9년까지 2227명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2018년 12월 소방 분야 44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 2천여 명의 정규직 전환에 합의하면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목표의 달성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이번 정규직 전환 합의를 통해 노사가 대화로 문제를 풀어가겠다는 경영방침도 관철할 수 있었다.

정 사장은 신년사에서 “노와 사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노사상생의 회사, 성실히 일한 사람이 대우받고 승격하는 공정한 회사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 사장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모두 마무리 한 것은 아니다. 올해 안에 자회사를 설립해 합의한 대로 정규직 고용을 끝내야 하고 급여와 처우 등도 이제부터 협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아있는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과 합의도 과제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자회사 정규직 고용을 원칙으로 지속적으로 전환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