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기계가 현대중공업에서 보유한 현대건설기계 중국 법인의 지분을 사들이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법인 지분을 모두 들고오면 지배주주 순이익이 늘어나 기업가치도 높아지게 된다.
▲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10일 현대건설기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기계 중국 법인 지분 40% 가운데 10~20%를 상반기 안에 사들인다는 계획이 추진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현대건설기계 중국 법인 매출의 대부분은 ‘장쑤 법인’에서 나온다”며 “현재 지분구조로는 장쑤 법인이 거두는 수익의 36%만 전체 지배주주 순이익에 반영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중국 법인 지주회사가 들고 있는 장쑤 법인 지분 60%를 통해 장쑤 법인을 지배하고 있다. 중국 지주회사의 지분은 현재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중공업이 각각 60%, 40%로 나눠 들고 있어 결과적으로 현대건설기계는 장쑤법인 지분의 36%만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순이익과 지배주주 순이익 사이에 차이가 나게 됐다.
현대건설기계의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은 연결기준으로 장쑤 법인의 실적을 모두 반영한다. 하지만 지배주주 순이익은 장쑤 법인 순이익의 36%만 반영하는데 회계기준상 지배주주 순이익은 지배기업이 보유한 종속회사의 지분만큼만 인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건설기계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411억 원, 지배주주 순이익 899억 원을 냈다. 순이익과 지배주주 순이익 사이에 차이가 512억 원 발생했다. 연결회사가 있는 기업은 순이익이 아닌 지배주주 순이익이 주주의 몫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지배주주순이익이 높을수록 주주들에게 유리하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장쑤 법인 지분을 늘림으로써 현대건설기계의 지배주주 순이익이 얼마만큼 증가할지 수치상으로 지금 바로 제시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중국을 제외한 다른 해외법인 지분은 현대건설기계가 100% 지니고 있는 데다 중국이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제일 크기 때문에 상당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장기적으로 현대중공업이 들고 있는 중국 법인의 지주회사 지분 40%를 모두 들고올 계획을 세웠다.
현대건설기계는 2017년 말 현대중공업으로부터 중국 지주회사 지분 60%를 2216억 원에 매입했다. 2017년 5월 현대건설기계가 현대중공업으로부터 독립할 때 해외법인은 들고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분 60%를 2216억 원에 사들인 것을 생각하면 나머지 40%를 인수하는 데는 최소 1500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계산된다. 그렇게 되면 현대건설기계는 장쑤 법인 지분을 최대 60% 보유하게 된다.
장쑤법인의 나머지 지분 40%는 현재 중국 국영기업 창린이 들고 있는데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기계는 2018년 7월부터 창린과 협상을 시작했다. 하지만 창린이 부르는 가격이 현대건설기계의 예상보다 높아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창린이 가격을 높여 부르는 이유는 장쑤 법인의 기업가치가 예전보다 많이 올라갔기 때문”이라며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