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스킨푸드와 자회사인 아이피어리스의 인수의향서 접수 마감일이 다가오면서 매각에 성공할지 시선이 몰린다.
▲ 스킨푸드 로고.
EY한영회계법인은 14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18일부터 4월5일까지 예비실사와 인수제안서 접수 및 심사 등을 거친다. 이르면 4월 말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스킨푸드는 국내 1세대 로드숍 화장품회사로 꼽힌다. 아이피어리스는 스킨푸드 화장품 등을 생산하는 화장품 회사로 스킨푸드가 2017년 12월 말 기준으로 아이피어리스 지분 93.1%를 쥐고 있다.
스킨푸드에 화장품을 납품하는 아이피어리스와 다른 협력회사 들도 화장품 생산을 다시 시작하면서 스킨푸드 매각 성공에 힘을 보태고 있다.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 채권단 관계자는 “스킨푸드에 납품하기 위해 다시 생산에 들어갔다”며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가 법정관리인에서 물러난 만큼 이제는 매각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킨푸드 협력업체들이 아이피어리스의 생산공장을 놓고 압류신청을 하면서 2018년 9월부터 일부 생산이 중단됐다. 이어 조 대표가 같은 해 10월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 기업 회생을 신청하면서 매각을 하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채권단과 갈등이 시작됐다.
스킨푸드 및 아이피어리스 채권단과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 사이에 갈등이 커지면서 서울회생법원은 2019년 1월에 조윤호 스킨푸드 대표 대신 김창권 전 한국제지 대표를 새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했다.
스킨푸드의 회생채권을 쥐고 있는 아이피어리스와 협력회사들은 2월 중순부터 스킨푸드에 화장품 공급을 위해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는 2월15일 매각주간사로 EY한영회계법인이 선정된 뒤 본격적으로 매각작업에 들어갔다.
EY한영회계법인은 2월25일 매각공고를 내고 공개 경쟁입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개 경쟁입찰 방식은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외부자본을 유치하기로 했다.
현재 10여 곳에서 스킨푸드와 아이피어리스 인수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윤곽이 정확히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화장품회사보다는 에이블씨엔씨처럼 사모펀드가 두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에이블씨엔씨는 로드숍 브랜드 ‘미샤’와 ‘어퓨’ 등을 운영하는 화장품회사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사모펀드인 IMM프라이빗에쿼티로 넘어갔다.
중국 정부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배치 논란으로 로드숍 브랜드의 핵심이었던 중국 단체관광이 금지된 상황에서도 사모펀드가 에이블씨엔씨를 인수했다는 점에서 스킨푸드도 사모펀드에 인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스킨푸드가 1세대 로드숍 브랜드로 국내 인지도가 높은 점과 최근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로드숍 매장 수가 기존 300여 개에서 100여 개로 줄어든 점에서 국내사업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로드숍 화장품회사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온라인이나 홈쇼핑으로 판매채널을 전환하고 있는 만큼 매장 수가 줄어들면 인수자에게 부담이 덜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인 스킨푸드가 국내외 사업환경의 악화로 매각 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시선도 나온다.\
국내 오프라인 화장품판매 채널이 헬스앤뷰티숍으로 넘어간 데다 헬스앤뷰티숍 출점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오프라인 화장품 경쟁이 치열해졌다. 국내 헬스앤뷰티숍시장 규모는 2010년 2천억 원 규모에서 2017년 1조7천억 원으로 7년 사이 8.5배가량 늘었다.
또 해외에서 경쟁력을 입증하기 어려운 점도 매각 성공의 걸림돌로 꼽힌다.
스킨푸드의 중국 현지법인인 스킨푸드상하이유한공사는 2015년부터 자본잠식에 빠져 있는 데다 앞으로 상황이 나아질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현지 화장품회사들이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중저가 화장품시장의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은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중국 중저가 화장품시장을 놓고 “현지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인 ‘상하이 Chicmax’와 상하이자화 등은 최근 5년 동안 빠르게 성장해 중저가 화장품시장을 장악했다”며 “올해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